붉은 밤 언리미티드

-이제부터 시작이다!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나마 ‘건드리고’ 싶었던 이, 혹은 ‘그 삶에 닿고 싶었던 이’, 그리고 상상을 우습게 보지 않고 ‘진지하게’ 대하는 걸 좋아하는 이들 모두를 위하여.


-‘놀이’를 하지 않겠나요?
그 날 밤, 윤비상은 꿈에서 그런 말을 하는 천사를 만났다. 빛으로 가득 둘러싼 채, 자기를 보고 웃고 있는 천사와.

‘남의 등을 빳빳이 펴게 하는’ 아우라가 있다고 일컬어지는 성인남성 윤비상. 그 우등생 이미지에 자기도 회의감을 가질 즈음, 비상은 ‘꿈’을 꾼다. 그 꿈은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세 밤으로 팀을 나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진 무기를 가지고 도심 위에서 싸워, 이기는 팀에겐 모두가 부러워하는 무언가를 주는’ 즐거운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런 수수께끼같은 말을 믿을 수 없는 비상이었지만, 천사의 말은 정말이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붉은 밤’ 팀으로 들어간 비상은, 모습이 크게 바뀌는 ‘안 보이는 패널티’를 받고 만다. 이렇게 해서 비상은, 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데도 곰 귀가 달린 후드티를 눌러쓰고 있으며, 같은 ‘보이는’ 패널티를 받고 있는 수수께끼 여자애 현과 함께 여러 문제와 싸워나가며 한바탕 ‘놀이’를 시작하게 되는데…

때는 5월 마지막 날. 주어진 시간은 이로부터 세 달.
아무도 하지 않는, 기상천외한 ‘놀이’가 지금 시작된다.

그리고, 비상한테 잊을 수 없는 여러 소중한 인연들도-

2009년에 한 번 쓰인 바 있는 스포츠계 특수능력 전투물(처럼 보이는 인간드라마). 2016년을 맞아 여러 모로 별난 ‘무제한’으로 다시 쓰인다!

기획/연출/구성/패키징 및 쓴 사람 : 리루에스
시작한 날 : 2016년 7월

이 작품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140자 1트윗작품 (18.5화지만 몰라도 읽는 데 지장은 없음)


아무튼 이런 작품임

  • ‘놀이’란 말에 걸맞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을 무기로 만들어 한밤중에 도시 위에서 시원하게 노는(싸우는) 특수능력 전투물
  • 한국식 오락소설의 탈을 뒤집어쓴 뭔가 이상한 것 (지은이의 생각으로는)
  • 19세 이상 금지에 안 걸릴 만큼 그렇고 저런 장면이 조금 나옴 (글자밖에 없지만)

이런 분한테 좋을지도 모름

  • 여름과 밤, 그리고 ‘상상’이란 개념을 사랑하는 분
  • 뭐든 좋으니 삶에 자극이 필요한 분
  • 현대판타지라면 뭐든지 읽을 수 있는 분
  • 아직 난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20대
  • 그냥 읽고싶어진 고등학생
  • 괜히 몰래카메라 놀이가 하고싶은 분
  • 리얼 버라이어티 계열을 좋아하시는 분
  • 자기가 별난 비주류라고 믿어 의심치않는 분
  • 망설임이 없고 자기 생각 잘 말하며 어쩐지 엘리트같은 주인공이 보고 싶으신 분
  • 곰귀달린 후드티를 눌러쓴 여자애는 대한민국에 있을 수 없다 여기시는 분
  •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남의 삶을 건드릴 수 있다면, 이라 생각한 적이 있는 분
  • 보는 사람에 따라 인물 및 상황, 작품 자체에 관한 생각이 달라지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
  • 헬리콥터가 머리 위를 스치면 괜한 궁금증에 고개를 드는 분. 그리고 어두운 날, 먼발치의 불빛을 보고 거기에 있을 누군가를 자주 상상하는 분
  • 그 밖에, 뭔가 유치한 거란 말을 들어도 꿈쩍하지 않는, 상상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

01. 모든 것의 시작

-‘놀이’를 하지 않겠나요?

02. 운명과도 같은 만남

특이한 건 그 여자애의 옷차림이었다.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데도, 곰 귀가 달린 후드티를 눌러쓰고 있었던 것이다.

2.5 누군가한텐 이상한 아우라

늦게 쓴  1트윗작품. 비상의 ‘아우라’에 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봤다. 사실 1화를 고칠 때 관련 내용을 좀 고쳤지만…

03. 보이는 패널티와 보이지 않는 패널티

비상이 놀랄 수밖에 없었던 건, 자기 몸을 둘러싼 감각이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바뀌어있었기 때문이었다.

04. 첫 공중비행, 그리고 첫 무기

“그럼, 예시를 보여드릴까요?”
“자, 잠깐만! 왜 나예요?!”

05. 경기전야 上 / 첫 시범경기가 이뤄지다

이렇게 모든 이들이 웃는데, 비상은 뭔가 이상하단 걸 깨달았다. 저쪽 구석에 있는 다른 여자애는, 이걸 보고 전혀 웃고있지 않았던 것이다.

06. 경기전야 中 / 처음으로 자기 무기를 ‘강화’하다

“물총이 무기야?”
“그렇지.”
“신기하다.”
“의외가 아니라?”

07. 경기전야 下 / 처음으로 직접 시범경기를 펼치다

“괜찮아?”
“당연하지.”
비상의 그 말에, 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진지하게 비상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나 말고.”

08. 전립선과 갑상선, 그리고 본격적인 ‘놀이’의 시작

“전립선이 여기 아냐?”
“아니, 그러니까…”

09. 겉과 속이 다른 것

그 생각과 함께, 비상은 사람에겐 여러가지 사정이 있단 걸 다시금 떠올렸다. 자기가 그런 것처럼, 현이 그런 것처럼, 그리고 의영이 형이 그런 것처럼.

10. 제각기 지닌 사정

“그러니까, 이 모습이, 어떤 건지 모르겠어.”
현이 자기를 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걸 보고, 비상은 그 때가 왔구나, 란 생각을 했다.

11. 개성이 너무 강한 팀원들

“너 모르냐? 연장자 중 하난데.”
“지금껏 보지도 못한 사람 생일을 왜 나까지 준비해야 하는 거야?”

12. 문화교류의 중요성

“부모님도 이렇겐 안 때려요!”
“우리 엄만 만날 이렇게 나 때렸어. 이 기집애야!”
아무리 봐도 둘 다 똑같은데. 그 생각과 함께, 비상은 속으로 이마를 짚었다.

13. 이기고 싶은 마음

“분해. 이길 수 있었는데…”

14. 연장자 속의 연소자

“내가 형들과 주로 어울리는 게 그렇게 보기 싫었나?”
“그렇게 쪼잔한 사람으로 보여서 참 미안한데 그래.”

15.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본다는 것

하지만 지금, 둘의 마음은 틀림없이 이어져있었다. 그건 그저 동질감이 아니라, 아마 더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였다.

지은이의 말 1

망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16. 제각기 생각하는 것

“내가 아는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
“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순 없지. 그래서 이야기가 생겨난 거야. 대충 이런 얘기였는데, 여기서 이야기는 결국 ‘상상’이라 말할 수도 있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래서 이걸 하는 게 아닐까?”
“그거 누가 말한 거예요?”
“치맛속에 별의별 게 다 있는 누님한테서.”

17. 예상 밖의 만남

“아시는 대로, 지금 저는 그 쪽하고 동등하지 않잖아요. 원래 모습이면 모를까. 그런 것 때문에 무시하는 거 아녜요?”
“그럼, 제가 ‘바뀐 모습’이 되면 그 쪽하고 동등해지는 건가요?”

18.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나도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고, 다들 그리 특별한 존재는 아닌 거 같은데, 다른 사람 눈으로 이런 걸 보면 재밌을까?”
“일단 강산이 형 정도면 충분히 웃기잖아요.”

18.5 이전에 있었던 일

트위터 기획인  ‘1트윗작품’ 용으로 쓰인 작품. 따라서  140자 안팎이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일도 있었지, 란 이야기. 이 작품의 재밌는 데를 잘 알 수 있도록 요점을 잡아서 썼다.

19. ‘놀이’의 모순

고작 ‘놀이’ 하나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비상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마음이었다.

20. 세계의 퀄리아

“그건 그렇고, 너도 어려운 말을 아는구나.”
“그러게. 원래 둘 다 알려면 꼬꼬면이나 바나나맛 초코파이나 누텔라쯤은 되어야 하는데.”
“누텔라가 뭐니?”

20.5 바뀌지 않는 것

1트윗작품 2탄. 이번엔 현의 시점으로 본 20화 직후 이야기다. 물론 진지한 내용은 아니다.

21. 깊은 밤을 날아서

그래, 이래야 붉은 밤이지.
평온한 마무리만큼, 이 붉은 밤에 어울리지 않는 것도 없었다.

22. ‘미친 개’의 재림

“아니, 늑대라 말하긴 좀 그렇고.”
둘의 눈은 온통 경기에 쏠려있었다. 지금 둘한테 중요한 건 의영의 경기였다. 비상은 물론, 강산 역시 그건 마찬가지일 터였다.
“형 말대로 하자면 대충 이랬단다. ‘미친 개’라고.”

23. 신의 놀이

그 날 밤. 비상은 꿈을 꿨다. 이번엔 천사가 나오는 게 아니라, 누가 제기를 차고있는 꿈이었다.

24. 남자 여럿이 모이면

“근데 좀 신기한 거 같아요.”
“뭐가?”
“남자들은 이렇게 말 많이 안 할 줄 알았거든요.”

25. 여자 여럿이 모여도

어쩌면 지금, 자기는 그 노르웨이 기차예능인가 뭔가하는 걸 몸으로 겪고있는 게 아닐까.

26. 당신의 몇 년 전은 어떻습니까

“니네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잖아. 이 자식아.”
“형은 나랑 결혼하고 싶어?”
“이 자식이 무슨 헛소리야?!”

지은이의 말 2

겨울잠 자고 싶다…

27. 엉뚱한 사람의 엉뚱한 의문

“윤비상. 니, 니가 고자라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 형은.”

28. 파랑주의보

“니가 맘 잘못먹으면 일이 커지니까 파랑주의보지 뭘. 뭐 그런 걸 묻냐.”
“그럼 그거, 칭찬이지?”
“그, 그럴 리가 있냐?!”

29. 어쩌다 보니 레이스

그 펄럭대는 현수막을 보며, 잎새는 자조하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망했습니다…”
“왜 재수없는 소리를 하고 그래?!”

29.5 조금 앞날 이야기

새해맞이 에피소드. 적혀있는 대로 본편이 끝난 뒤 조금 지난 때 있었던 이야기다. 어쩌면 오늘일지도…

30. 희한한 인연들

어쩐지 오늘은 이런저런 사람들과 만나게 될 거 같은데.
근거는 전혀 없었지만, 비상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31. 내가 모르는 세상

“세상에서 자기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란 걸 느껴본 적이 있니?”
“글쎄요.”
“자기가 너무나 무력해서, 거기에 있단 것만으로도 괴로웠던 적은?”

31.5 작중 게임의 원문

작중에서 별밤이 옮긴 작품의 원문. 일본어로 먼저 작품을 쓴 뒤 자기가 알아서 우리말로 옮겼다. 자기가 쓴 걸 자기가 옮긴다는 이 참신한 경험. 원문 중 좀 부자연스런 데가 있어도 이해 부탁드린다(이건 우리말도 마찬가지지만). 글꼴 때문에 휴대기기로 보는 걸 추천.

32. 놀이에 목숨건 사람들

비상은 그대로 침대에 누운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쩐지 그렇게 하고 싶어져서였다. 오늘 본 ‘놀이에 미친’ 사람들. 그리고 비상 자기자신에 관해.

33. 사자는 자기 새끼를 절벽에서

“사람이 자기 이름을 걸고 사는 건 얼마나 무거운 일일까요?”
혜은은 용기를 냈는지 다시 입을 뗐다. 이번엔 아까와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34. 폭풍의 보금자리

자기가 폭풍의 보금자리라도 되어줬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비상은 자기 역시 눈을 감았다. 내일 연구소에 지각할 수는 없으니까.

35. 어리석은 권능감

“다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을 텐데, 왜 그랬던 걸까?”

36. 알 수 없는 두려움

“자기가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거니까 무서울 거 같아서. 나도 그렇고.”

지은이의 말 3

어쩐지 이젠 여름잠을 자고 싶다고 적어야 할 거 같은 느낌이…

37. 파란의 술자리

“대체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거지?”
“부, 붉은 밤이거든요. 아 젠장. 웃겨 죽겠네…”

38. 어른들의 잠들지 않는 시간

사실 비상은 이 때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벌칙을 당하고 올 때 저 형을 어떻게 달래나, 란 것만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

39. 비상 대 강산, 세기의 대결

“혀, 형은 또 왜 그러세요?!”
도진은 부조리하단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비상 입장에선 부조리도 뭣도 아니었다. 비상한테는 그럴 만한 까닭이 무척 많았던 것이다.

 40. 자기보다 더 소중한 누군가를 위하여

“저, 저런 놈도 짝이 있는데 난 뭐야?!”
“형은 아직 그 때가 아닌가 보지.”
“젠장. 이런 망할…”

41. 사람에 대한 예의

“누구나 자기가 바라고 싶은 모습으로 얘기할 자유쯤은 있는 거 아냐? 댁은 그런 모습을 나한텐 보이기 싫었을 거고.”

42. 어른이란 무엇인가(철학)

“어른이냐 아니냐는 딱히 안 중요한 거 같은데. 그런 거 몰라도 자기만 좋으면 된 거 아니예요? 나만 그런가?”
“꼭 너만 그렇지도 않을 거야. 나도 그렇거든.”
“근데 왜 묻는 거예요?”

43. ‘숨겨진 카드’의 존재

 가만히 생각하면 자기 방이든 자기 모습이든, 정체성을 드러낸단 점에선 모두 같으리라고 비상은 속으로 생각했다. 예를 들어, 만약 인격교환이란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면, 그건 전혀 바라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방을 바꿔써야만 하는 것과 비슷할 터였다.

44. 못난 아우 이야기

“니가 뭔데 우리 엄마를 욕해. 우리 엄마 욕하지 마. 우리 형을 욕해. 알았냐?”

44.5 흔히 있는 모습

그래서 결국 둘 중 하나가 누구인지는 상상에 맡긴다(짐작하기 쉬워졌지만).

45. 강산과 나라와 그냥참견단

“아, 대, 댁이 자꾸 사람 눈앞에 나타나니까!!”
“저게 어른이 할 말이냐?”
강산의 말이 그렇게 웃겼던지, 잎새는 그런 말과 함께 낄낄댔다.

46. 자기한테 충실하지 않은 죄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나 제대로 못한다는 건 자길 대충 다룬단 말이잖아. 적어도 자기한테 그러면 안 되지.”

 47. 다가오는 운명

“오늘 부른 건 별 거 아니고, 비상이 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어서.”
“뭐죠?”

번외. 어느 날 밤 이야기

‘다른 모습’이 VR과 달랐던 건, 이건 자기 넋을 어딘가에 따로 ‘가두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는 사실이었다.

48. 엇갈리는 마음

비상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참으로, 지금 이 세상에서 단 하나, 이 빗줄기만이 살아있는 것 같다고.

49. 자기애에 얽힌 희망과 절망

-물에 비친 자신에게 반했었단 건 절망이기도 하지만, 또한 희망이기도 한 것이다.

 50. 최고의 천적

“일단 이건 말해야지. 꼴좋다. 이 자식아.”

51. 깊은 늪과 같은 밤

그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비상은 지금, 자기 방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 밖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