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밤 언리미티드 – 지은이의 말 1

망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안녕하세요.리루에스입니다. 지은이의 말을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거 같네요. 한 권 분량이 될 때마다 하나씩 써나갈 생각으로 해나가긴 했는데…그저 자기를 위해서 쓰는 인터넷 소설에 지은이의 말이라니 참 우습기는 합니다. 그래도 쓰고 싶으니까 그냥 쓸게요.

위에 쓴 것만 봐도 이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알 것 같은데, 그래도 자기 마음을 정리하는 겸해서 조금 써봅니다. 사실 이런 지은이의 말 코너가 있으면 하고싶은 말이 산더미만큼 있었는데, 막상 주어지니까 많아서 또 고민이네요. 일단 해야 할 말부터 천천히 하려고 합니다. 가면 갈수록 자기 정리용 지은이의 말이 되어가는 거 같지만, 인터넷 연재작이니 그런가보다 넘어가고…

맨 처음 붉은 밤을 생각했던 게 07년, 고등학교 3학년쯤이었습니다. ‘도심 어딘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무기로 서로 공격하며 노는 무리들이 있다’란 기본설정은 이 때 시작됐는데요, 제대로 쓰게 된 건 09년(대학교 2학년)부터였습니다. 사실 07년에도 쓰긴 했지만, 이 땐 정말 방향성이 안 잡혀있었던 고로 넘어가고…
왜 그런 생각을 했냐, 고 하면 아무래도 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매력에 이끌렸다 하는 게 가장 맞을 거 같습니다. 빨간색을 특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붉은 밤’이란 말엔 무지 끌렸거든요. 아마 비주얼을 떠올리기 쉬운 상황이라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08년에 같은 고유명사를 가진 작품이 나온다는 걸 알고 놀랐지만, 그런 건 둘째치고…
제대로 쓰기 시작한 건, ‘상상꾼’, 즉 지은이가 되려 진심으로 마음먹은 09년 때부터였습니다, 처음부터 설정을 죽 만들었던 건 아니고, 그냥 떠오른 대로 썼던 것 같아요. 이게 붉은 밤 초판인데, 지금 언리미티드와는 사람 빼고 다 다르다 생각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기본설정(예를 들어 세 밤. 무기 강화) 및 대다수의 등장인물(이 작품의 주인공인 윤비상 씨까지 해서)은 이 때부터 이미 있었던 요소입니다. 다만 언리미티드는 ‘리메이크’, 즉 다시 쓴 게 아니라 ‘아주 새로 구성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 때 썼던 거랑 지금하곤 여러가지 다른 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 때 썼던 거랑 언리미티드의 가장 큰 차이라면 주인공이 다르다는 것이고, 또 다른 차이라면 시작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언리미티드에선 ‘놀이’가 시작되는 첫부분부터 그리고 있지만, 초판은 중간부터 시작했거든요. 그 땐 책 한 권을 생각하고 썼기 때문에…참고로 지금은 다섯 권을 생각하며 쓰고 있습니다. 그 정도면 생각했던 대로 끝날 거 같네요. 올해 안에 끝날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될 수 있으면 그렇게 되길 바라고는 있음).

생각해 보면, 그 09년부터 16년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요. 공모전에 작품을 냈다가 최종심사까지 가서 떨어지기도 하고(혹시 가소설 레이블 사이트에서 제 이름을 보셨다면, 그게 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학은 졸업하고, 강박증에 걸린 걸 요즘에 깨닫고, 덕택에 죽기 직전까지 고생하고…하늘이 내련 시련치곤 참 격한 게 많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걸 넘어설 각오는 옛날에 되어있지만요.
그렇게 오랫동안 여러 감정에 힘들어하고, 헤매고, 또 헤매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다 드디어 자기축을 어느 정도 세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전 아직 모자란 존재고, 앞으로도 죽 모자란 존재이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자라거나 말거나, 저는 지금 저를 무척 아끼고 있습니다. 어차피 그러면서 자라는 거니까요. 사람이란 건.
자기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가, 를 깨닫는 데만 몇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흔히 라이프워크라 하는 그거 말이에요. 맨 처음 저는, 자기가 그저 작품만 하고싶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생각에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다 보니, 이제야 점과 점 사이가 거의 다 이어진 느낌이 듭니다. 이게 늦은 건지 빠른 건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그게 바로 15화에서 이현 양이 말한, ‘다른 이의 삶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사실, 전 바로 한 달 전만 해도 이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 나는 상상을 좋아하는가, 왜 나는 ‘다른 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상상을 좋아하는가. 그 궁금증이 저걸 꺠달은 다음 아주 풀렸습니다. 물론 그 까닭 역시, 작중에서 이현 양이 말한 것과 거의 같습니다.
현 양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소수자’에 들어갑니다. 자폐를 가진 동생의 누나라면 충분히 그렇다 말할 수 있겠죠. 발달장애 1급이 어떤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이제 되어서야 어느 정도 깨달은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상황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요(번거로워 죽겠단 생각은 참 많이도 했음).
그래서, 저는 자기도 모르게 욕망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누군가의 삶에, 인격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그건 감동시키고 싶단 말도 아니고, ‘재밌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저 남의 삶에 손을 대는 것, 자기가 조금이나마 남의 삶이라는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결국 전 그걸 죽 바랐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상상하는 작품도 모두 ‘남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투성이구요. 어떻게 보면 상상 속 인간극장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는, 다른 소수자들 역시 작든 크든 이런 생각을 지니며 사는 게 아닐까, 란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소수자 입장이라면 알겠지만, 자기가 너무나 작게 느껴질 때가, ‘자기가 이 세상에 영향 하나 못 미치는 건 억울하다’란 생각이 들 때가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걸 깨달은 건 모 게임을 한 뒤, 그리고 바로 얼마 전이었습니다. 그만큼 소수자는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자기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단 말이기도 하죠.
작중에서 ‘전자/후자’란 이론이 나오는데, 전 이 이론에 따르면 후자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글자 다루는 건 잘 하는 편이지만(이란 말을 듣지만), 끈매는 것도 잘 못하고, 십자수도 못하고, 설거지에도 자신이 없고, 때도 잘 못 미는 사람입니다. 솔직히 자기는 뭘 만능으로 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빈대붙어사는 게 가장 적임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이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돌아보면, 저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전자’로 살 수밖에 없었단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동생이 진짜 자기 멋대로 사는 놈이기 때문에(덕분에 동생한테서 대악당이 되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았거든요. 게다가 사정상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진심을 말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고,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어떻게 보면, 저 자신이 바라는 삶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분위기를 맞추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위화감없이 구는’ 데엔 익숙했지만, 누군가한테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건 전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잘 맞추고, 공적 상황을 잘 이끌어나가긴 하지만, 자기 마음을 내보이진 않았던 거죠. 어쩌면 그건 제가 특이한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동생’에 관해 말하는 건,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것 중 하나거든요. 저 자신은 말하고 싶지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를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 걸 숨기다 보면, 자연스레 숨기는 게 늘어나고, 그러다 보면 ‘남한테 솔직하게 대한다는 게 뭐지’란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바라는 건, 후자, 즉 자기 몸에 맞는 방법으로 사는 겁니다. 어리광부리고 애정을 바라는 데엔 자신이 있거든요. 분위기를 띄우거나 희한한 짓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생활능력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아무튼 못하는 건 아니니 상관없겠죠 뭘. 누군가 비슷한 처지인 사람, 혹은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사람과 마음을 터놓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 생각하곤 합니다.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사실 무척 무섭지만), 그래도 그 감정을 언젠가 꼭 맛볼 생각이거든요.
자기 얘기를 하다 말이 길었는데, 아무튼 붉은 밤은 물론, 제 작품은 그러한 ‘남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게 하고싶은 말이었습니다. 마치 거울이나 심리검사 테스트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인물, 장면, 상황에서 받는 느낌이 각기 다른 작품 말이에요. 물론 ‘제가 전하고 싶은’ 건 알아보기 쉽게 하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자기 나름대로 ‘자기 자신’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래서 남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상이 저는 좋습니다. 상상은 언제나 ‘현실이 있어서’ 성립하는 것이니까요. 현실을 재밌게 즐기기 위해, 상상이라는 ‘해석’ 이 존재한다 저는 믿습니다. 제가 작가나 글쓴이가 아니라 ‘상상꾼’이라 자기를 말하는 것도 그런 점을 의식하고 있어서입니다. 뭐, 제 맘대로란 말이지만요.

지금까지 제가 상상을 하는 까닭 및 작품으로 하려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고, 이번엔 이 작품 자체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은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말이므로, 읽는 분들 마음대로 해석하셔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지은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쯤으로 알고 넘어가주시면 좋겠네요.
사실 이 붉은 밤은, 모 공모전에 냈다가 떨어진 뒤 다시 손대지 않으려 생각한 작품이었습니다. 그 공모전을 목표로 쓴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쓴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그 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만들어진 인물들은 정말 많이 아까웠습니다. 비슷한 말이 나올 때마다, 작품 속 인물들을 자꾸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몇 해 전에 ‘붉은 밤 The Origin’이란 이름으로 리메이크를 하려 했습니다. 주인공은 그대로 가고, 처음부터 작품을 진행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역시나 좋은 방법이 안 떠올라서 그대로 끝났습니다. 그 때 만들었던 광고문구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어쩌면 언리미티드에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저는 붉은 밤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몇 달 전 떠올렸습니다. 주인공을 다른 사람(즉 윤비상 씨)으로 하고, 모 캐릭터 및 모 캐릭터, 오리진 시절 떠올렸던 설정까지 더해서 ‘인물과 상황은 그대로, 하지만 모든 게 다른’ 붉은 밤을 쓰면 어떨까, 하고요. 하지만 다른 까닭으로 망설이다가, 결국 7월 중순부터 작업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어차피 전체구성은 거의 그대로라서 구성할 시간도 많이 들지 않았구요(참고로 심화단계에 들어간 지금은, 각 화마다 그때그때 구성한 뒤 그때그때 쓰고 있습니다).
왜 리메이크도 아니고, 그런 방법을 써서 붉은 밤을 다시 쓰고 싶었냐면, 역시 ‘캐릭터를 제대로 못 그린’ 게 너무나 아쉬웠던 걸 들 수밖에 없습니다. 본편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 작품 캐릭터들은 정말 제 잔정이 많이 담긴 인물들이라서, 이 인물들의 억압이나 깊은 데를 그리지 못한 게 죽 아쉬웠습니다. 그러니까 ‘붉은 밤’이란 작품이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아쉬웠다 할 수 있겠네요. 그런 점도 붉은 밤을 다시 잡게 한 까닭 중 하나입니다. 분량을 책 한 권에서 다섯 권으로 확 늘린 것 역시 같은 까닭이구요. 거기에 관해선 앞으로 죽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작업에 들어가니,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붉은 밤 관련작업은 전혀 지루하지 않더라구요. 지금까지는 작업에 들어가면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마지막 장면까지 이미 정해진 작품이니, 지극히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요(게다가 그 마지막 장면에 자기가 애착을 좀 많이 갖고 있음).
게다가 이젠 ‘왜 이 작품을 해야 하는지’란 까닭도 알고 있으니, 작업에 문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거 뒤로 현대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언제 할지 모르겠기 때문에, 이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쏟아부으려 합니다. 작품한테도 그게 좋은 일일 테구요.

이렇게 붉은 밤 언리미티드는 ‘자기가 좋으라고’ 쓰는 사리사욕 작품이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이 작품으로 자기 삶(세상)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받는다면 정말 기쁩니다. 한 분이 그렇다면 두 분이 그럴 가능성이 있고, 두 분이 그렇다면 세 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모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생각은 전혀 없지만(일단 불가능하고), 적어도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한테는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저처럼 희한한 사람이 이렇게 가만히만 있는 건 좀 억울하니까요.
저는 앞서 말한 대로 솔직하게 자길 드러내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이라서, 사실은 이 작품을 보이는 데도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감상은 두말할 것도 없겠죠. 하지만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얻고 싶은 것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어떤 방법으로든 ‘누군가한테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보고 싶습니다. 어떤 방향으로든지요. 사실 저도 여러 의견을 상정해서 작품을 하지만, 제 상정 밖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란 것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쯤되면 제가 작품을 하는 보람도 느껴지지 않을까, 란 생각과 함께요(물론 상정한 대로 감상이 돌아와도 기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이 작품은 지극히 사리사욕에 가까운 내용이기에, 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저는 알고 있는, ‘자기가 넣고싶은 자잘한 것들’을 많이 넣으려 했습니다. 이런 패러디에 가까운 요소를 넣을 땐 ‘원래 내용을 모르면 무슨 소린지 모른다’는 상황이 될 때가 많은데, 저는 ‘몰라도 그냥 웃을 수 있고(심지어 이게 원래 요소가 있단 것도 모르고), 아는 사람은 ‘이런 걸 넣다니’란 식으로 신기해하는 게 가장 이상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여러 ‘자기가 넣고 싶은’ 원래 요소를 집어넣을 때도 그 점에 특히 신경썼습니다. 솔직히 여기 있는 것들 중 하나라도 원래 요소를 알아봐주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리사욕을 위한 작품이니 뭐 상관없겠죠. 만약 한 분이라도 알아봐주신다면 하늘이라도 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일단 쉬운 것도 있긴 하지만요.
또, 이러한 요소는 그저 패러디나 개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인물들을 묘사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본편에서 제대로 말하진 않지만,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란 걸 짐작하기 쉽게 만드는 요소죠. 아마 원래 요소를 찾아보시면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조만간 제목 언리미티드의 원래 요소에 어울리는 장면도 들어갈 예정입니다(저 자신은 언제 구성할지 두근대고 있음).
그럼, 이 자기만 읽는 지은이의 말을 끝맺으며 고마운 분들에 관해 몇몇 말하고 지나가려 합니다. 특히 원래 요소를 쓰게 만들어주신 분들껜 몇 번 고맙다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여기에 없는 요소는 대개 제가 직접 겪거나 떠올린 오리지널 요소이며(예를 들면 그, 전립선이나 그런 거), 그게 아니라면 여기에 쓸 필요까지는 없다 생각하는 요소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특히 크게 영향을 받은 요소만 정리하려 합니다. 어차피 이걸 다 아는 분들도 없을 테니까요(관심이 생긴 분은 한 번 찾아봐도 재밌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이 작품의 부제 언리미티드를 떠올리게 해주었으며, 제가 무척 좋아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많이 만드신 모 분과 그 신작에게 고맙다 말하고 싶습니다. 사정상 50번은 더 되풀이해서 틀어놨는데 질리질 않습니다. 어디서 웃긴지 알아도 웃기단 건 다시 생각해도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실제로 제 작품도 리얼 버라이어티에 가까운 데가 많아서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 붉은 밤 언리미티드라는 제목도, 그 신작한테 오마주 비슷한 걸 하려는 생각에서 지어진 것입니다.
또한, 2화에서 언급된 모 게임 제작사에게 고맙다 말하고 싶습니다. 전 우연히 다른 분의 글을 읽고 인상에 남았을 뿐이지만, 참 센스있는 개그라 생각합니다(본편에서는 응용됨). 제가 그 게임을 할 일은 없을지 모르지만, 진짜로 그 개그는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10화에서 나온 모 조루나 발기부전을 떠올리게 해 준 수원천 광고천막한테도 고맙단 말을 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좋은 장면 하나 건졌습니다. 여기에 왜 적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또 아무 상관없지만 망고주스한테도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망고주스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마실것 중 하나입니다. 솔직히 망고라면 웬만해선 다 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또 12화엔 광고 두 편의 도움을 받았는데, 사실 이 광고는 어릴 적 제가 무척 좋아하던 것들입니다. 비상 씨를 본편에서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디지털 관련으로 많이 강한 사람입니다. 쓰면서 저 혼자 좋아한 요소 중 하나였네요. 옛날 광고라서 알아보는 분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또 12화에 나오는 코딱지는 15화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 캐릭터가 있는 잡지는 제가 어릴 적 무척 영향을 받은 잡지이기도 합니다. 그 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14화에 나오는 모 미궁의 낚시터는, 제가 자주 부르는 모 고스트의 서가미궁에 진짜로 있는 낚시터입니다. 낚은 것들도 모두 진짜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 기록장을 절반쯤 메웠는데 이쯤되니 쓰레기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진짜 인생무생을 겪을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정말로요.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모 동영상은 TED에 실제로 있는 영상입니다. 저는 정말 재밌게 봤는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물론 이걸 붉은 밤 연장자들이 진짜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어쩌면 진짜 할지도…).
또 여기서 나오는 전자후자 이론은 모 분이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이 팟캐스트(일본어)를 들으면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습니다. 아마 본편에 또 나올 것 같긴 하지만요.
마지막으로, 15화에 나오는 성경구절은 제가 실제로 읽고 여러 영향을 받은 대목입니다. 우리말로 본 건 아니라서(일본어로 봄) 한글 성경에 뭐라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만약 이 구절을 처음 본 분이 있다면, 이 말이 많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현 양한테 도움을 받은 비상 씨처럼요.
또 15화 마지막에 나오는 게임 역시 실제로 존재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무료 교류형 게임이고, ‘별격’으로 별점을 내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만약 위에 길게 쓴 제 말에 조금이라도 동감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일본어이긴 하지만요.
이렇게 죽 보시면 알겠지만, 작품을 하면서 참 여러 분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없었다면 붉은 밤은 지금보다 더 재미없었을 겁니다. 이 분들껜 몇 번이고 고맙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걸 절대 안 읽겠지만 제 동생한테도 고맙단 말을 전합니다. 쟤가 누워있는 걸 보면 이게 인생무상인가란 생각을 조금 합니다. 그 정도로 편하게 살거든요.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 읽어주신 분, 그리고 조금이나마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고맙다 말하고 싶습니다. 상상이란 현실이 없으면 절대 성립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 상상이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현실에 도움이 되었다면, 제 입장에선 정말 영광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쓰다 보니 참 길어졌네요. 본편은 물론 이어지지만, 특히 15화를 주의깊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이 작품이 나아갈 길, 그리고 하고싶은 말 모두가 여기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게 진짜 책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만약 여기까지 1권이라 하면 충분히 뒷권이 궁금해지는 내용으로 구성하려 했습니다. 지금은 또 다음 화를 쓰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지만요.
그럼 지은이의 말은 이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추석 다음 날이네요. 추석에 사정상 친척집에 못 가는 분들도 보름달한테 바람을 비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원에서는 보름달이 제대로 보이지 않더군요(어제는 구름에 가려져있던데). 뭐, 아무튼 어딘가엔 달이 있을 테니까…
그럼 이만.

2016년 추석 다음 날 밤. 리루에스

 

9월 24일, 까먹은 고마운 소재 및 몇 가지를 고침. 사람은 항상 뭔가 까먹게 되어있는 거 같아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