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TED 영상 – 자폐 동생을 둔 이야기

나는 요즘들어(작년 말부터) TED를 무척 많이 보기 시작했는데, 마구 보다 보니 어느덧 500편이 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물론 누가 보라고 해서 본 건 아니다. 단지 그냥 보고싶어서 마구 보고있을 뿐이다. 뭔가 배우려고 보는 것도 아니다. 배우는 게 없어도 재미있어서, 보고 있으면 즐거워서 보고 있다.

하지만 내가 TED를 좋아하게 된 까닭은, 이런 영상들이 재미있어서 이전에 ‘이 곳이 믿을만하다’라고 생각해서다. 그렇게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된 건, 바로 오늘 소개할 이 영상이다.

자폐증을 앓는 남동생들에게서 배운 교훈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TED 영상 – 자폐 동생을 둔 이야기 더보기

내가 5년 전, ‘이건 나 자신이 아니다’라고 잘못 믿게 된 까닭

오늘은 조금 짧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참고로 이 글은 전에 썼던 ‘내가 자신을 잃어버렸던 순간‘과 관련이 있다. 오늘 갑자기 여기에 관해 뭔가 떠올랐기에, 정리하는 차원에서 잠깐 적을 생각이다.

내가 5년 전, ‘이건 나 자신이 아니다’라고 잘못 믿게 된 까닭 더보기

그러고 보니 갑자기 생각난 ‘동생 때문에 가장 열받았던 때’ – 자폐를 지닌 동생이 있다면 노트북 키보드에 커버를 씌워라

오늘은 갑자기 어제 떠오른, ‘동생 때문에 가장 열받았던 때’ 이야기를 할까 한다. 어쩐지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열받았던 때’라곤 했지만 이젠 10년 전 이야기고, 나 자신도 이젠 별 생각이 없다. 그래도 여기에 쓰는 건 ‘자폐를 지닌 동생이 있다면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란 걸 한 번 말해보는 것도 괜찮으리란 생각과, 그냥 쓰고 싶어져서란 참 별 거 아닌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난 당시에 굉장히 화가 나있었던 것이다. 만약 나와 같은 까닭으로 화가 날지 모르는 자폐동생을 지닌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적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생각난 ‘동생 때문에 가장 열받았던 때’ – 자폐를 지닌 동생이 있다면 노트북 키보드에 커버를 씌워라 더보기

자폐와 관련된 TED 플레이리스트

The autism spectrum

자폐 가족을 뒀거나 관련된 이, 혹은 관심있는 이들이 보면 좋을 TED 플레이리스트다. 링크한 페이지는 영문이지만 각 동영상은 거의 모두 한글 자막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동영상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자막’ 메뉴에서 우리말 자막을 고를 수 있다.

각 동영상에 관해서는 내가 길게 말할 필요없이 직접 보는 게 더 알기 쉬우리라 생각한다. 다만 아무래도 주제의 특성상, 관계자(혹은 가족)이거나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한테 더 알아듣기 쉬운 영상이 많다. 반대로 이 글을 보는 분이 관계자라면 여러 모로 무척 친근감이 드는 영상일 것이다. 보고싶은 영상만 하나씩 봐도 별 문제없으니 편하게 보면 좋겠다.

참고로 지금(15년 3월 27일) 시점에서 이 동영상들 중 하나에만 자막이 없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나 자신은 늦게라도 좋으니 언젠가 자막이 붙는 걸 기대하고 있다.

추가(15년 5월 1일) : 이젠 모든 영상에 자막이 붙어있다. 이미 말한 바 있지만, 항상 자막을 붙여주시는 분들께 고맙단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자기에 관해 말하는 게 ‘부담’되는 까닭 – ‘주목’받는 두려움

저번에 ‘자기에 관해 말하지 못하게 되면 자기를 숨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는데, 사실 이것 말고도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게 두려운 까닭은 또 있다. 자기 이야기를 꺼내면, 어쩔 수 없이 ‘주목’받고 마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나는 보통 가정에서 자란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특별해진다. 그러한 까닭으로, 나는 바라든 안 바라든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기에 관해 말하는 게 ‘부담’되는 까닭 – ‘주목’받는 두려움 더보기

장애 가족을 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아직 나오지 않은 답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보통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면, 자기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 깊이 고민할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남들이 걸어왔던 길’이 눈에 들어올 테니까(물론 고민은 하겠지만).

하지만 조금이라도 ‘남과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은 그렇지 않다.  ‘특수한 환경에서 나고자란 사람’은 자기가 걷고 싶은 길은 물론, 앞으로 ‘걸어야만 하는 길’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길은 아직 만들어지지조차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 가족을 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아직 나오지 않은 답 더보기

내가 여기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까닭 –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면 자기를 억지로 숨기게 된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나서, ‘왜 저 사람은 굳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하는 걸까’라 여기게 되는 사람이 몇 명은 있을 것이다. 사실 가만히 생각하면 자기 동생이 사실은 어떻든간에, 굳이 일부러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 걸 인터넷상이라 해도 막 말하고 다니다니, 괜히 튀어보이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라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인터넷상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현실에서 이런 사실을 입에 담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괜히 상황만 불편하게 만든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동생과 같이 2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자기 얘기를 털어놓으려 마음먹었다. 내 경험상,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를 ‘억지로’ 숨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이렇게 자기를 억지로 숨기면서 ‘안 튀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는 게 무척 지치게 되어서다. 아마 이건 정말로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았다면 느끼기 힘들 것이다. 자기가 당사자가 아니기에,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거니까.

내가 여기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까닭 –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면 자기를 억지로 숨기게 된다 더보기

만년소녀를 쓰기 전에

전에 월드에서 쓰고 있던 만년소녀를 에세이로 바꿔쓰기로 했다. 이렇게 바꿔쓰기로 한 까닭은, 자기가 관계나 교류 없이는 상상을 하는 의미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렇게 하면 내가 더 쓰기 편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쓰는 양이 늘었음 늘었지, 줄진 않을 것이다.

이 만년소녀는 말 그대로 수필에 가까운 글이기에, 당연히 나 자신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말은, 내가 살아온 환경이 있는 그대로 들어간다는 말이 된다. 이 글을 쓰는 데 용기가 필요없었냐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난 어쩐지 이 글이 무척 쓰고 싶었다. 누가 이상한 눈길로 날 바라본다 하더라도(그게 안 무섭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쓰고 싶었다).

내 동생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자폐를 가지고 있다.

 

굉장히 솔직히 말해서, 나는 대체 왜 이런 사실을 당당히 말할 수 없는지 무척 안타까워했다. 다른 집안이 가족들과 때때로 싸우고 다투는 것처럼, 우리 집 역시 마찬가지일 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난 이런 걸 당당히 말하는 게 무서웠다. 그런 말을 조금이라도 하면 분위기 파악하라고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것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마음속에 남은 ‘찌꺼기’들을, 오직 나만을 위해 이 카테고리에 줄줄 늘어놓기로 했다.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바꾸거나 비슷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이 글, ‘만년소녀’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만을 위해 쓰는 글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지금껏 참았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걸 정리하는 겸해서.

사람은 자기랑 다른 처지에서 살아온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 까닭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아무래도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삶을 모르기에 이해하는 것도 힘든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잡게 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삶 역시 상상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지금껏 이해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이해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겠지만, 부디 여기있는 글이(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주위에 있는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