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월드에서 쓰고 있던 만년소녀를 에세이로 바꿔쓰기로 했다. 이렇게 바꿔쓰기로 한 까닭은, 자기가 관계나 교류 없이는 상상을 하는 의미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렇게 하면 내가 더 쓰기 편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쓰는 양이 늘었음 늘었지, 줄진 않을 것이다.
이 만년소녀는 말 그대로 수필에 가까운 글이기에, 당연히 나 자신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말은, 내가 살아온 환경이 있는 그대로 들어간다는 말이 된다. 이 글을 쓰는 데 용기가 필요없었냐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난 어쩐지 이 글이 무척 쓰고 싶었다. 누가 이상한 눈길로 날 바라본다 하더라도(그게 안 무섭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쓰고 싶었다).
내 동생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자폐를 가지고 있다.
굉장히 솔직히 말해서, 나는 대체 왜 이런 사실을 당당히 말할 수 없는지 무척 안타까워했다. 다른 집안이 가족들과 때때로 싸우고 다투는 것처럼, 우리 집 역시 마찬가지일 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난 이런 걸 당당히 말하는 게 무서웠다. 그런 말을 조금이라도 하면 분위기 파악하라고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것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마음속에 남은 ‘찌꺼기’들을, 오직 나만을 위해 이 카테고리에 줄줄 늘어놓기로 했다.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바꾸거나 비슷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이 글, ‘만년소녀’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만을 위해 쓰는 글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지금껏 참았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걸 정리하는 겸해서.
사람은 자기랑 다른 처지에서 살아온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 까닭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아무래도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삶을 모르기에 이해하는 것도 힘든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잡게 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삶 역시 상상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지금껏 이해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이해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겠지만, 부디 여기있는 글이(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주위에 있는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