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을 잘 모르는 관계로 직접 하긴 어렵지만, 누가 서울에 있는 역을(대개 지하철이겠지만) 모두 의인화하면 재밌지 않을까. 각 호선 및 환승역, 지리나 근처 명소같은 것까지 생각하면 꽤 재밌는 게 나올 것 같은데…난 지식이 없으므로…
라는 생각을 한 고로, 트위터에 이런 걸 줄줄 써봤다. 별 상관은 없지만, 이걸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면 꽤 재밌는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릴 적, 혼자 상상하며 놀 때 숫자를 의인화하곤 했다. 그 때 숫자뿐만이 아니라 지하철역도 의인화하며 논 기억이 있는데, 아마 숫자와 전철역은 비슷한 데가 꽤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의인화가 왜 재미있느냐라 물으면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나는 ‘너무 안 튀는 공통점을 지닌 많은 캐릭터들’을 떠올릴 때 의인화된 작품을 찾을 때가 많다. 누구나 ‘이건 이걸 소재로 했다’는 걸 깨닫지 못해도 되지만, 적어도 그걸 떠올린 나는 기억해두고 싶을 때, 의인화된 작품은 좋은 지침이 됐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상상을 떠올릴 땐 그 작품에서 각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주로 생각하곤 하는데, 상상을 가지고 놀아본 이들은 알겠지만 캐릭터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다루는 게 무척 어려워진다. 흔히 말하는 ‘캐릭터가 남아도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역할 없이 여기저기 퍼져있는 캐릭터는 상상의 맛을 떨어뜨리곤 한다. 그걸 알면서도, 때로는 많은 캐릭터들을 그냥 떠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여기서 갑자기 서울역을 떠올린 덴 여러 까닭이 있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여기 적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를 바탕으로 상상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건 오래 전부터 죽 생각해온 거긴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겉으로 보기엔 별볼일없는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파고들어가면 ‘상상’으로 쓸 수 있는 요소가 무척 많다. 문화, 민속, 현실, 자잘한 도구, 모든 것들이 ‘지금껏 볼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 와닿는 상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을 고른 건 딱히 깊은 까닭이 있는 건 아니고, ‘공통점’이 생긴다는 점과(서울이라는 큰 도시), 전철역이 무척 많기 때문에 재밌지 않을까란 생각에서였다. 물론 주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다른 곳으로 폭을 넓히는 것도 재밌으리라 생각하지만…
길게 말하긴 했지만, 결국 결론은 ‘아무튼 보고 싶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난 지식이 없기 때문에…대충 보니 서울 안에 있는 전철역은 대략 50개쯤 되는 거 같으므로, 캐릭터 수도 문제없을 거 같다. 따라서 누가 좀 해주지 않을까…지식이 바닥을 기는 나라도 좋다면 옆에서 최선을 다할 수도 있다…
4월 28일 추가.
여기에서 ‘그럼 ‘시청’이나 ‘어디어디 대학 앞’같은 역은 어떻게 하느냐’란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나도 조금 뒤늦게 그걸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작중 캐릭터들이 의인화를 ‘컨셉’으로 여기는 건 어떨까란 거였다.
즉, 만약 시청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있다 하더라도, 그 캐릭터의 진짜 이름은 ‘시청’이 아니지만, 그러한 컨셉으로 ‘놀고’ 있기에 자기를 시청이라 자칭한다, 대략 이러한 것이다. 이게 뭘 말하려는 건지 잘 전해질까 모르겠는데…각 캐릭터들이 실제 있는 역에서 영향을 받은 건 맞지만, 정말로 그 역이 의인화된 건 아닌, 하지만 캐릭터들이 ‘컨셉놀이’를 하고 있기에 그렇다 자기를 지칭하는, 대략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자기가 적어놓곤 희한한 말이지만, 이걸로 알아주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