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한텐 이런 생각이 있었다. 동생을 팔아먹고 싶지 않단 생각이. 어쩐지 작품(상상)만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 같았고, 동생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비겁하단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왜인진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제 와서야, 난 그게 다 자기 착각이었단 걸 알았다. 처음부터 아무런 문제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동생이 내 삶, 사람을 보는 눈, 생각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그걸 말하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
나는 죽, 동생에 관해 말하는 게 남들한테 어떻게 비칠까 무서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자기 삶에 중요한 사람을 숨기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다. 다른 사람은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나한테는 그저 내가 사는 이야기일 뿐이니까.
저번에 그 책을 읽은 뒤로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 난 동생에 관해 말하는 게 특이한 것도 비겁한 것도 ‘팔아먹는 것도’ 아니란 걸 이제 알았다.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이젠 아무 상관없단 생각이 들었다. 남을 무시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은 누구나 무서워하는 게 다르고, 나도 동생도, 무서워하는 건 서로 다르다. 물론 서로 그걸 왜 불안해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그런 동생을 봐왔기에, 나는 이런저런 ‘드문’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동생의 이야기를 하는 건, 튀어보이고 싶어서도 아니고, 주목받으려는 까닭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내가 말하는 게 당연하니까 입에 담는 것뿐이다. 걜 빼면 나 자신도 말할 수 없으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옛날부터 다른 이가 나를 어떻게 볼지 무서웠는데, 적어도 동생에 관해선 앞으로 이렇게 가려 한다. 이건 조금도 숨길 일도, ‘남을 배려해서 안 말할’ 일도 아니니까. 나는 나일 뿐이다. 적어도 나 자신한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