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잡이인 동생

동생에 관해서 얘기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야기가 묵직해질 때가 있다. 나 역시 그다지 묵직한 얘길 할 생각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쓰다 보면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곤 한다.

그러므로, 오늘은 조금 가볍게 써도 된다는 생각으로 별로 특별하지 않은 동생의 양손사용에 관해 말해보려 한다. 참으로 별 건 아니지만, 가끔 이런 걸 쓰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기도 한다.

나랑 댈 수도 없을 만큼 양손을 잘 쓰는 내 동생

제목에서 말한 대로, 내 동생은 아마 양손잡이다. 나 역시 동생이 양손으로 밥을 먹는 걸 여러 번 봐왔으며, 엄마도 그렇게 말했기에(사실 나는 엄마한테 듣기 전까지 동생이 왼손잡이라 여기고 있었다) 맞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동생과 달리 오른손만 잘 쓰는 오른손잡이인데, 동생이 밥먹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만큼 왼손을 잘 못 쓴다.

예를 들자면, 동생은 밥을 먹을 때 포크를 써서 왼손으로 반찬을 찍은 다음, 오른손에 있는 숟가락으로 그 반찬을 뺀다. 젓가락질을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세세한 동작을 어려워한다) 그런 식으로 밥을 먹게 된 것이다. 나는 왼손으로 글자 하나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사실 어릴 적 몇 번 연습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런 걸 우연히 알아챌 때면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만 든다.

이건 스마트폰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동생은 집에 있을 때 대개 스마트폰을 써서 인터넷을 마구 검색해 동영상을 보곤 하는데(여기에 관해선 나중에 다시 말할 일이 있을 것이다), 이 역시 밥을 먹으면서 왼손으로 한다. 즉, 왼손으로 화면을 만지작대며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다. 나는 이걸 알아챈 뒤엔 항상, ‘대체 어떻게 저걸 한꺼번에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신기해하곤 한다. 물론 나 자신이 뭔가를 한꺼번에 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동생의 멀티태스킹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이 밖에도 동생은 글씨를 왼손으로 쓰던 기억이 있는데, 이건 조금 오래 전에 본 거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물론 동생은 결코 글씨를 잘 쓰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왼손으로 글씨를 쓴다는 건 나한테 퍽 충격에 가까운 일이었다. 나 역시 왼손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진 짐을 들거나 가벼운 일을 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오른손잡이이다 보니, 글씨를 쓸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오른손으로 하는 게 가장 편하다.

‘나한테 없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정말로 양손 다 자연스레 쓸 수 있는 양손잡이는 드물다 하니, 동생 역시 그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어쨌든 내 동생은 나보다 양손을 더 잘 쓰고, 앞으로도 내가 그걸 따라잡을 수 있을 것같진 않다. 내가 아무리 왼손을 연습한다 한들, 동생처럼 한 손엔 포크, 다른 손엔 숟가락을 들고 자연스레 밥을 먹을 수 있으리라 여겨지진 않아서다(물론 될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런 식으로 말하곤 있지만, 나 역시 동생이 양손을 쓰는 모습을 주의깊게 보는 일은 드물다. 가끔 그런 걸 의식할 때마다 ‘고 놈 참 대단한데’라고 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내가 못하는 일을 다른 이가 더 잘하는 건 언제 봐도 대단한 일이니까. 그렇게 자기한테 없는 무언가를 다른 사람한테서 느끼는 것도 살면서 느끼는 재밌는 일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참고 : 이번 기회로 검색해보니 이런 페이지가 나왔다. 자폐를 무진장 무서운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자폐를 지닌 이 중엔 양손잡이가 많은 편이라는 말이 있다. 전에 나도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아서 다시 찾아본 결과 이런 말을 찾아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