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
미아한테 눈뜨고 나니 자기 모습이 달라져있었단 말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상이 뒤바뀐 것만 같은 말이었다.덕분에 미아는, 하루아침에 자기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면 어떤 느낌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물론, 미아 입장에선 전혀 바란 일이 아니었지만, 자기 생각이 어떻든, 이게 현실...
미아한테 눈뜨고 나니 자기 모습이 달라져있었단 말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상이 뒤바뀐 것만 같은 말이었다.덕분에 미아는, 하루아침에 자기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면 어떤 느낌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물론, 미아 입장에선 전혀 바란 일이 아니었지만, 자기 생각이 어떻든, 이게 현실...
“봄이야, 있잖아.”“응?” 갑자기 말을 걸어와서인지, 옆에서 같이 걷고있던 봄이는 고개를 들고 미아를 빤히 쳐다봤다. “그, 이건 어디까지나 만약이 그렇단 말인데.”“뭔데?”이런 말을 휴일 대낮에,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미아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고 느꼈다. 지금 미아가 있는 곳은 어느 허름한 상가 안 사무실. 물론 미아가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 리 없었지만, 주위에 보이는 사무용 책상이나 소파, 의자를 보면 어쩐지 그런 거 같았다. 미아는 지금, ...
“우아. 쟤네들 널뛰기한다.” 그 말에 미아와 아이들이 고개를 돌리자, 봄이만한 여자애 두 명이 신나게 널뛰기를 하고 있었다. 콩닥콩닥 콩닥콩닥. 여기까지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가벼운 몸놀림이 어쩐지 보기 좋았다. “우리도 이따가 저거 하자. 응?...
그 날, 미아는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화장실에서 뚫어뻥으로 변기를 펌프질하고 있었다. 사정은 이랬다. 아이들이 미아네 집에서 배부르게 먹은 것까진 좋았지만, 아이들, 특히 봄이가 너무 많이 먹은 나머지 큰걸 거하게 하고 만 것이다. 덕택에 휴지를 너무 많이 변기에 집어넣은 게 모든 것의...
“근데 미아는 이런 생각한 적 없어?” “응?” 봄이가 평소엔 안 보이는 진지한 표정을 짓자, 미아는 이상하단 듯 그렇게 되물었다. “갑자기 엄마가 잘해줄 때 있잖아. 맛있는 거 사주고. 그럴 때 괜히 안 무서워? 엄마가 언제 죽는 ...
때는 겨울도 지나가, 추운 날씨도 막을 내리려 하는 4월 초. 미아는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가느라 집을 비웠을 때, 마치 집에 누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두리번거리며 화장실 안에 들어서고 있었다. 한쪽 손엔 뭔가 커다란, 새하얀 걸 든 채였다. 어린아이가 쓰면 딱 어울릴 것같은 흰색 토끼...
“응? 휴지 가지고 오라고?” 밤이 어둑할 때쯤, 미아한테서 온 전화를 받은 세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시 뒤. “세진아 미안. 밤중에 이런 데로 불러내서…” 세진의 집에서 조금 걸으면 나오는 버스터미널 안쪽. 화장실 옆에 멀찌감치 떨어진 ...
때는 크리스마스도 끝나려 하던 12월 25일 밤 11시 55분쯤. 아이들은 미아네 집 거실에 모여, 전기장판 위에 이불을 덮고 오순도순 둘러앉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 누구보다 크리스마스를 사랑해 마지않는(다른 아이들의 눈으로 볼 때도) 봄이는, 벌써부터 아쉬운지 불만을 늘어...
도서관 모 아파트 12층에 자리잡은 도서관. 보통 가정집에 책꽂이를 두고, 거기에 책을 둬서 ‘도서관’이라 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들어가보면 도서관이라기보다 보통 가정집+뭔가란 느낌이 더 세다. 이 도서관은 방 두 개로 되어있는데, 하나는 거실(이라기보다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