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왕_그밖의 장면
그 날 저녁, 맹호와 솔이는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먹었다. “근데 진짜 오랜만이다. 여기 와서 처음 먹는 거 같애.” “그런가?” 도시로 오기 전엔 이런 식으로 라면을 끓여먹는 일도 많았다는 생각을 하며, 맹호는 2인분은 될 것같은 자기 라면에 ...
그 날 저녁, 맹호와 솔이는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먹었다. “근데 진짜 오랜만이다. 여기 와서 처음 먹는 거 같애.” “그런가?” 도시로 오기 전엔 이런 식으로 라면을 끓여먹는 일도 많았다는 생각을 하며, 맹호는 2인분은 될 것같은 자기 라면에 ...
“크하하하하!!” 그 날 교무실에서. 맹호의 말을 들은 까치는 주위 선생님들이 무슨 표정을 짓든 말든, 자기 자리에 머리를 묻은 채 웃다 죽기라도 할 것처럼 낄낄댔다. 물론 이걸 보고있는 맹호는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저 놈을 여기서 두들겨 팰 ...
그 날, 맹호는 오래 전 그 순간에 있었다. 때는 맹호가 여기로 오기 전, 그러니까 산속에서 솔이와 같이 지낸 지 얼마 안 될 무렵이었다. 여름이라서 그런지 묘하게 더운 느낌이 맹호를 감쌌다. 산길 깊은 곳에 있는 집이라서 그런지, 온갖 벌레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고 있었다. 맹호는 그 ...
“솔이야. 할 말이 있는데.” “응? 뭔데, 맹호야?” “사실 솔이를 친구처럼 여기고 있단 건 다 뻥이었어. 그, 사실은 내가 너를 잡아먹으려고 지금껏 거짓말한 거야. 그, 그러니까…” “진짜?R...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맹호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 며칠 동안 있었던 일과,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모르는 길을 혼자 걷는다는 건 맹호한테 언제나 무서운 일이었다. 그게 커다란 건물들이 죽 늘어선 도시라면 더더욱 그랬다. 이런 건 텔레비전 너머에서나 ...
그리고 며칠 뒤. “…” 낯선 아이들밖에 없는 교실에서, 맹호는 자기소개를 하기 위해 멍하니 서있었다. 왜 이렇게 가슴이 자꾸만 두근대는 걸까.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머릿속은 아주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자기소개해야지?” “아, 아, 안녕하세요. 김맹호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지냈...
그렇게 파란만장한 밤이 끝나고 난 며칠 뒤. 맹호는 오늘도 침대에 앉은 채, 방에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걸 가만히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햇살이 다정한 거였던가. 너무나 오랫동안 비만 내렸기에, 맹호는 오랫동안 햇살을 모르고 있었다. “맹호, 일어났나.” R...
그리고 다음 날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난 맹호는 깜짝 놀랐다. “비가…” 맹호의 반응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이면 항상 내리던 비가 갑자기 거세졌으니까.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부슬비 정도였는데, 오늘은 바람까지 동반한 거센 ...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세상은 다음날이 되어있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한 맹호는,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바깥을 쳐다봤다. 자기 눈이 잘못되기라도 한 걸까. 하늘이 두꺼운 구름으로 덮인 건 이전과 같지만, 뭔가 크게 달라진 게 있는 것 같았다. 그래, 마치 하늘...
도깨비 여자애가 사라진 뒤, 맹호는 자기가 어떻게 학교를 나왔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든 가방을 들고 학교를 나온 것 자체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까치 역시 오늘은 야자감독이 아니었기에, 맹호랑 같이 가방을 들고는 학교를 나섰다. 유라는 야자를 희망해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