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저녁, 맹호와 솔이는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먹었다.
“근데 진짜 오랜만이다. 여기 와서 처음 먹는 거 같애.”
“그런가?”
도시로 오기 전엔 이런 식으로 라면을 끓여먹는 일도 많았다는 생각을 하며, 맹호는 2인분은 될 것같은 자기 라면에 젓가락을 가져다댔다. 만날 그러던 것처럼 김치를 얹어먹으려 할 때, 맹호는 솔이가 자기 그릇에 있는 수북한 라면을 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단 걸 알아챘다.
원래 많이 안 먹는 편인데 오늘은 아닌가.
잠시 생각하던 맹호는, 젓가락으로 면을 쥔 뒤 솔이 그릇에 가까이 가져다댔다. 그렇게 배가 고팠는지, 조그만 솔이 그릇은 벌써 깨끗하게 비워져있었다.
“응? 맹호 많이 안 먹어?”
“그치만 솔이 너도 먹고 싶잖아.”
“그럼 나 조금만.”
자기 눈으로 보면 얼마 되지도 않는 라면을 좋아라 먹는 솔이 덕분에, 맹호는 조금 배고픈 것도 금방 잊어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