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아이들의 밤

“자, 이어폰이요.” 그렇게 멍하니 옥상 너머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어폰 한 쪽을 내주는 게 느껴졌다. 정태가 깜짝 놀라 거길 보니, 걔가 멋쩍은 듯 이어폰 한 쪽을 내준 채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뭐야, 이제 와서 친절한 척인가?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

크리스마스의 이상한 기적 – 04/11월 30일의 혼란

그 날로부터 며칠쯤 지나, 이제 11월도 거의 끝나갈 때쯤. 강산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묘한 느낌으로, 몇 달 전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강산은 그 때로 돌아간 것처럼 생생하게 모든 걸 느꼈다. 물론 그 땐 형이 원래 모습이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퍽...

크리스마스의 이상한 기적 – 03/11월 26일의 진전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지 어느덧 사흘째가 되어있었다. 11월 26일, 강산은 여전히 머리를 싸맨 채 소파에 앉아있었다. 물론 옆에 앉아있는 건 그 여자애였다. 여자애는 소파 구석에 앉은 채, 이틀 전처럼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니, 제대로 된 얘길 나눠봤을 리도 없었...

크리스마스의 이상한 기적 – 1/11월 23일의 돌발상황

그 날, 11월 23일 아침에 이강산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평소처럼 강의시간에 맞추려 일찍 일어난 뒤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나오자,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형 자리에 앉아있어서였다. 대체 저 사람은 어디서 굴러들어온 누구야?! 당연히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막상 식탁에 같이 앉은...

햇살뜨락의 소년소녀 – 1. 서로가 서로를 만난 날

세상엔 왜 이렇게 자기 힘으론 어쩔 수도 없는 부조리가 많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부조리는 왜 이렇게 자기 눈에만 많이 띈단 말인가. 그 날 늦은 낮에, 최준혁은 무척 우울한 표정으로 난생 처음 보는 골목을 담담하게 걷고 있었다. 계절은 3월. 이렇게 따스한 햇살이 골목을 비추고 있는데...

13월 1일의 기적 (본편 없는 번외편) – 01. 12월 25일/비현실의 시작 2

그렇게 해서 성진은, 자기 바람과 달리 낯선 곳에 다다라있었다. 저 여자애(일단 그렇다 생각하기로 했다)와 같이 지내려면, 쟤가 사는 집에 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과 달리, 저 여자애는 보통 가정집에 살고 있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는 여자애를 보며, 성진도 천천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