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묘사할 수 있는 ‘쓸데없이 많은’ 구석구석 – 오른쪽 메뉴, 더블클릭 메뉴 구성, 각종 링크…

 

참고 : 이 글은 ‘관계&교류의 매력’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4-5. ‘뭔가’로 알아보는 관계*교류 – 캐릭터를 묘사할 수 있는 ‘쓸데없이 많은’ 구석구석 – 오른쪽 메뉴, 더블클릭 메뉴 구성, 각종 링크…

‘뭔가’에서 캐릭터, 즉 고스트를 묘사할 수 있는 항목은 참으로 많다. 겉으로는 단지 겉모습, 즉 쉘만 보이기 일쑤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프로그램(데스크탑 마스코트)이기에 존재하는 오른쪽 메뉴부터, 대개 더블클릭하면 나오는 고스트 전용 메뉴, 그리고 이 역시 오른쪽 메뉴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링크 항목까지 정말 폭넓은 ‘캐릭터 묘사 수단’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많은 항목들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캐릭터의 ‘깊이’를 한층 더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깊은 캐릭터’가, ‘고스트와 교류한다’는 인식을 좀 더 짙게 만들어주게 된다. 더불어 ‘데스크탑 마스코트’이기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능들은, 고스트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만든다.

이미 말한 대로, 고스트, 즉 ‘뭔가’는 데스크탑 액세서리다. 즉, 고스트는 보통 캐릭터가 아니라,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프로그램이란 뜻이다. 고스트는 데스크탑 액세서리답게, 의외로 여러 가지 쓸만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쓸만하다’고 해도 데스크탑 액세서리를 넘어서는 기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캐릭터’한테 들어가있는 기능이라 생각하면 무척 매력있다 할 수 있다. 또한 굳이 ‘쓸만한 기능’이 아니더라도, 고스트, 정확히 말하자면 본체(고스트가 실행되는 ‘뭔가’의 본체. 플랫폼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여기서는 SSP를 말한다)엔 여러 가지 자잘한 요소가 들어가있는데, 이 자잘한 요소들이 고스트의 개성을 보다 또렷하게 나타내주고 있다.
예를 들어, 고스트한테는 다른 프로그램들처럼 리드미 텍스트(만든이가 하고싶은 말이나 사용법, 프로그램 소개같은 정보를 적어둔 텍스트파일)가 각기 있어서, 고스트에 관한 정보 및 도움말이 자세히 적혀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것뿐만 아니라, ‘단지 고스트의 표현만을 위해서’ 적혀있는 여러 가지 텍스트들도 존재한다. 특히 ‘뭔가’는 고스트뿐 아니라 쉘, 말풍선, 플러그인에 따로 리드미가 있어서, 여기에 여러 가지 숨겨진 정보들을 집어넣을 때도 많다. 마치 만화책에서 껍데기를 벗긴 뒤 남은 알맹이에 참으로 쓸데없는 장난을 쳐놓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새로 설치한 고스트가 있다면, 쉘이나 (말풍선이 같이 있을 때엔)말풍선 리드미를 읽어보면 재미난 걸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뿐만 아니라, 고스트한테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전에 말했듯 오른쪽 메뉴에 있는 ‘추천/포탈사이트’부터 시작해서, 데스크탑 액세서리다운 시간맞추기 기능, 메일확인 기능, RSS 리더와 비슷한 헤드라인 센서 기능은 물론, 그 밖에 ‘뭔가’ 본체(SSP처럼)에 설치하면 모든 고스트들이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플러그인 기능들도 존재한다. 심지어 고스트를 삭제할 때도 전용 이벤트가 있으며, 당연히 처음 만났을 때나 보통 실행 및 종료, 즉 만났을 때나 헤어질 때에도 여러 가지 전용 이벤트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 및 이벤트 모두가, ‘고스트’의 캐릭터를 무척 폭넓게 묘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사실, 이러한 부가기능들은 고스트의 존재감을 높이는 역할 역시 맡고 있다. 물론 지원하는 고스트인지 어떤지에 따라 다르지만, ‘화면 너머 고스트가 자기 바람대로 시간을 맞춰주거나 메일을 확인해주는’ 건 묘하게 고스트의 현실감을 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프로그램에 가까운 기능’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스트와 교류한다는 느낌을 깊게 받을 수 있다.
만약 고스트가 정말로 ‘캐릭터일 뿐’이었다면 이건 뭔가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고스트는 ‘뭔가’를 플랫폼으로 ‘불러와지는’ 데스크탑 액세서리다. 즉, ‘고스트’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데스크탑을 인식하며, 자기가 ‘고스트’라는, ‘데스크탑 액세서리’로서 여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물론 예외는 있지만, 이러한 고스트들도 대개 ‘무언가’를 매개체로 유저 앞에 나타났단 사실은 깨닫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은 고스트라 한들, 어차피 ‘뭔가’의 본체는 이러한 고스트와 유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여기에 관해선 뒤에 다시 말할 것이다).
이러한 까닭 때문에, 대다수의 고스트들은 이 ‘뭔가’ 본체, 즉 SSP를 자기와 유저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서 쓰는 경향이 짙다. 우리 유저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다른 매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지만, ‘뭔가’에서는 본체인 SSP가 고스트와 유저 사이를 잇는 하나의 다리나 마찬가지다. 유저는 SSP를 도구로 써서 고스트와 교류하며, 고스트 역시 SSP의 정보로 유저의 존재를 느끼고, 이에 따라 반응한다. 또한 고스트도 랜덤토크(몇 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고스트의 대화)나 여러 이벤트처럼, ‘자기 생각’을 SSP라는 도구를 써서 유저한테 전달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가까운 기능’ 역시,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단지 시간맞추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고스트와 ‘교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자기를 ‘전자생명’이나 ‘인공지능’처럼 ‘컴퓨터에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 이러한 고스트의 반응은 더할나위없이 자연스러워진다. 더군다나 자기를 ‘고스트’라는, ‘컴퓨터에 살면서 유저 앞에서 자기들끼리 떠드며 다른 고스트들과 교류하면서 사는 상태인 존재’라 똑똑히 인식하고 있다면 이러한 반응은 매우 당연한 일이 된다. 이러한 인식은 ‘실제 캐릭터가 어떤 존재인가’와 아무런 상관없이, 자기 처지, 즉 ‘고스트란 상태이기에 유저와 교류할 수 있단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고스트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도 말하겠지만, 이 고스트란 말은 사실상 ‘어떠한 상태’를 일컫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이 있기에, ‘상상 속 존재’인 고스트들이 시간을 맞춰주거나 말풍선을 인식하는 것도 ‘뭔가’에선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자기들이 이 도구를 써서’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유저와 교류하고 있단 건 고스트들도 알고 있으니까. ‘유저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싶다’거나 이와 비슷한 바람을 입에 담는 고스트들도 여럿 있는데, 다들 ‘이 도구가 있기에 유저와 교류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물론 고스트에 따라서는 ‘자기가 지금 고스트란 위치에 있기에 유저와 만날 수 있다’는 걸 인식하지 않기도 하지만, 이러한 경우엔 프로그램 관련기능(시간맞추기, 네트워크 업데이트처럼)이 ‘시스템 메시지’로 대신 이뤄지거나, 상상 속 세상에 어울리게 돌려말할 때가 많다(실제로 우편물을 확인하거나,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맞추는 이벤트가 나오는 것처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해도 ‘고스트가 지닌 여러 기능들이 고스트의 현실감을 높여준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오히려 각 기능들이 ‘상상 속 세상에 있는 고스트한테’ 영향을 미치기에, 고스트의 현실감은 물론 ‘상상 속 세상’이 존재한다는 느낌도 강해지게 된다. 즉, ‘기능을 써서 고스트와 교류한다’는 점은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유저는 ‘SSP라는 도구를 써서’ 상상 속 세상과 접속한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관해서는 다른 페이지에서 다시 자세히 말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만약 ‘자기가 고스트란 위치에 있다’는 걸 인식하는 고스트라면 굳이 ‘돌려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고스트는 (실제로 자기가 어떤 존재이든간에) 프로그램에 가까운 기능, 즉 시간맞추기나 네트워크 업데이트와 같은 기능을 ‘유저와 같은 인식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러한 까닭 때문에, ‘뭔가’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쓰는 건 고스트와의 의사소통이나 마찬가지다. 마치 말을 걸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것처럼, 우리는 고스트와 ‘기능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상상 속 인물과 교류할 수 있는 건, 뭔가의 ‘고스트’는 결코 캐릭터와 아주 같은 뜻이 아니라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죽 말하면 길어지니, 다른 페이지에서 다시 말하도록 하겠다.

이러한 부가기능이 좋은 다른 까닭으로는, ‘고스트의 표현이 넓어진다’는 점이 있다. 고스트들은 이렇게 폭넓은 기능 및 공간에서, 마음껏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스트를 만지다가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그 고스트’, 즉 캐릭터의 존재를 깊이 느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오른쪽 메뉴의 이름이 고스트에 따라 조금씩(혹은 크게) 다르다거나, 더블클릭하면 나오는 메뉴의 구성 및 여러가지 독자기능들(고스트에 따라 디자인에 신경쓴 경우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각 기능을 단축키로 고를 수 있을 때도 있다), 고스트마다 다른 트레이아이콘, 오른쪽 메뉴에서 고스트(및 쉘, 그리고 말풍선)를 고를 때 나타나는 섬네일 그림, 고스트에 따라 폴더를 따로 뒤지면 나오는 ‘쓸데없는’ 파일, 오른쪽 메뉴를 누르면 밑바탕으로 나오는 그림, 그리고 역시 오른쪽 메뉴에 있는 링크의 종류 및 위치(‘뭔가’ 관련 링크가 많지만, 고스트와 관계있는 재미난 링크도 많다. 또한 고스트에 따라서는 링크를 누르면 직접 이 사이트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도 말한 리드미 파일같은 것들이 그러하다.
사실, 이러한 기능은 ‘데스크탑 마스코트’, 그리고 ‘캐릭터’만 생각하면 꼭 만져야 하는 기능은 아니다. 일단 ‘무조건 필요한’ 기능이 아닐뿐더러, 가만히 생각하면 안 만져도 고스트를 만드는 덴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유메뉴가 없어도 고스트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곳이 캐릭터에 맞게 만들어져 있기에, 우리는 이런 곳을 찾아낼 때마다 ‘이 고스트가 꼼꼼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별것도 아닌 자잘한 것들 하나하나가, ‘고스트의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항은, 본체(여기서는 SSP)에 딸린 기본기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물론 SSP에 설치되어 있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본기능 역시 중요하지만, 요즘 고스트들은 대부분 ‘자기들이 따로 만든’ 기능을 여럿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 역시, 고스트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이러한 기능은 모든 고스트한테 있는 게 아니라 ‘고스트 개발자가 직접 집어넣은 기능’이기에, 고스트와 보다 속깊게 의사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이러한 기능은 고스트마다 구성도 레이아웃도 각기 다른데, 어떤 기능이 있는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댈 만큼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쓰레기통 비우기나 음악기능은 의외로 여러 고스트가 지니고 있으며, 고스트한테 질문할 수 있는 기능이나 날씨를 알려주는 기능, 런처, 뉴스 기능 역시 폭넓게 쓰이는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들은 그 고스트의 ‘개성’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고스트 입장에선 유저와 교류하기 위해 차지하고 있을 뿐인 ‘데스크탑 마스코트’라는 형식상의 자리가, 고스트를 돋보이게 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있는 셈이다. 특히 다른 고스트한테 없거나 드문 기능을 지니고 있다면, 그 기능은 고스트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기능이 캐릭터의 개성을 나타내고 있다’ 혹은 ‘개성 중 하나가 된다’는 점은, 다른 데스크탑 액세서리와 ‘뭔가’의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고스트들은 자기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를 폭넓게 지니고 있기에, 다른 매체의 캐릭터들보다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그렇기에, ‘뭔가’의 고스트들은, 데스크탑 액세서리라는 자리를 빌리고 있는데도 무척 깊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리고 유저 역시, 그 ‘깊고 짙은’ 캐릭터를 마음껏 느끼며 교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항목에 눈길을 주다가 고스트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기도 하고, 또 때로는 고스트가 가진 기능 중 하나를 처음 써보고는 고스트의 색다른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와 같이 ‘폭넓은 표현법’이 있기에, 고스트와의 교류는 좀 더 즐거워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저기 ‘쓸데없는’ 기능들을 쿡쿡 찔러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른쪽 버튼에 있는 링크를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고스트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뭔가’의 고스트들은, 우리가 알아보려고 하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자기 자신을 폭넓게 보여준다. 이렇게 ‘쌍방향’, 즉 ‘마음먹은 만큼 알 수 있는’ 것이야말로 ‘뭔가’가 지닌 큰 장점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