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반응 관계*교류’란 무엇인가

 

참고 : 이 글은 ‘관계&교류의 매력‘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1. ‘화학반응 관계*교류’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의 화학반응으로 이뤄진 관계X교류’로 등장인물 및 무대를 그림으로써, 상상 속에서 인간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것’이 왜 재미난 상상인지를 세 가지 ‘놀이터’로 알아보려 한다.
그 전에, 여기서 또렷이 해야하는 것이 있다. 대체 ‘등장인물 사이에서의 화학반응으로 이뤄진 관계X교류’는 무엇일까? 그리고 월드에서 말하려 하는 ‘이러한 상상의 매력’은 무엇일까?
여기서는 본편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러한 것을 짚고넘어가려 한다.

먼저, ‘등장인물 사이에서 화학반응한 관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등장인물 사이에서 화학반응한 관계’는 말 그대로, ‘단지 설정만 가지고는 알아낼 수 없는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 혹은 그 사이에 있는 감정을 말한다. 즉, 소꿉친구나 가족처럼 ‘설정을 가지고 알 수 있는’ 관계만으로는 ‘화학반응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단순히 ‘설정을 줄줄 읊었을 뿐인’ 관계 역시 ‘화학반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화학반응한 관계’란,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불꽃이 튀듯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즉, 두 가지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스쳐지나갈’ 때, 어떤 강한 느낌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관계는 설정을 줄줄 읊는 것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 ‘전혀 짐작하지 못한 조합이지만 마음에 확 와닿는’ 관계가, 바로 ‘화학반응한 관계’인 것이다. 설정을 줄줄 읊는 관계가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낸’ 어색한 관계라면, 이러한 ‘화학반응’으로 이뤄진 관계는 무척 자연스럽고, 그렇기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끌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까닭 때문에, ‘화학반응한 관계’로 이뤄진 상상 속 등장인물들은 ‘자기가 스스로 움직여서’ 이야기를 만든다. 등장인물 사이에서 이뤄진 화학반응이 상상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설정 이상의 관계가 없는’ 상상이라면, 그 상상 속 인물들은 결국 상상꾼, 즉 만든이가 마련한 ‘이야기’에 끌려가기만 하는 존재가 되고 만다. 하지만 ‘화학반응한 관계’라면, 등장인물들이 맺는 특별한 관계,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행동이 상상꾼조차 짐작치 못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화학반응으로 이뤄진 관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대개 한 작품의 제1장(작품 속 근본문제를 알려주는 장)에서 자세하게 나타나는 ‘상황(시추에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상상꾼들마다 제각기 다른 공법으로 이뤄지는 ‘등장인물의 조합’이다. 이 두 가지가 맞아떨어진다면, 그 상상에서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무척 높아진다. 즉, 화학반응하는 상상은 ‘특수한 등장인물’과 ‘시추에이션’, 이 두 가지로 이뤄지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러한 관계를 ‘강조’, 즉 돋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교류’라는 요소이다.
이 ‘교류(커뮤니케이션)’란, 말 그대로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서로를 알고자하는 마음’, 그리고 ‘서로가 서로와 접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물론 이 ‘교류’라는 요소가 모든 관계에서 필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알고 이해하게 되는’ 관계는, 다른 관계와 대볼 때 훨씬 더 깊게 끌리게 된다. 대다수의 관계는 그러한 ‘교류’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화학반응한 관계, 그리고 교류’로 이뤄진 상상은 ‘인간드라마’, 그리고 ‘캐릭터드라마’와 무척 상성이 좋으며, 특히 다른 무엇보다 ‘등장인물 속에 있는 이야기’,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상상꾼들에게 무척 잘 맞는다. 그러한 것을 가장 뛰어나게 이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화학반응한 관계와 교류’로 된 상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교류는 단지 위에서 말한 것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나타낼 때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데만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마음’을 깊게 파고들고 싶을 때, ‘관계*교류’는 무척 효과가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법을 쓰면 등장인물은 물론, 작품 속 무대의 문제 역시 손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등장인물들이 ‘관계’라는 방법으로 자기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화학반응한 관계*교류’를 깊게 그린다는 건, 어떻게 보면 ‘상상 속 인간극장’을 보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그 상상이 보여주는 건 ‘상상이라는 알아보기 쉬운 소재로 그리는 살아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러한 상상은 단순히 관계만을 그리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선 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장점도 있다. ‘상상 속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교류’를 그린다는 것은, 결코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무척 특별하지 않은 이상, 상상 속 인물들은 현실에 있을 수 없다. 즉, 이러한 교류는 ‘상상 속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하게 도와주며, 이러한 체험으로 우리는 색다른 느낌을 받고, 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체험은 두말할 것도 없이 ‘즐겁다’. 색다른 느낌을 받는 게 나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 뒤부터는 세 가지 놀이터를 예로 들며 ‘관계*교류’가 왜 재미난 상상인지를 좀 더 깊게 알아보려 한다. 이 세 가지 놀이터는 각기 성향은 다르지만, ‘관계*교류’라는 점으로 보면 참으로 재미난 컨텐츠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점을 빼고 보더라도, 앞으로 말할 놀이터들은 무척 재미난 곳들이다.
그럼, 지금부터 ‘관계*교류’로 이 놀이터들의 매력을 하나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