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캐릭터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가까우면서도 먼 캐릭터와 인공지능의 관계

오늘은 상상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인공지능과 캐릭터는 서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가볍게 해보려 한다. 물론 전에 말했듯 여기에 있는 글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을 적고 싶어서 쓴 것이기에,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걸 미리 알아주셨으면 한다.

나 역시 인공지능에 관해 깊이 알고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옛날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던 사람없는 자동차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고, 자기가 판단할 수 있는 로봇도 옛날보다 훨씬 높은 완성도로 세상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물론, 앞으로는 이것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이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지금,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사람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아주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기술이 가면 갈수록 발전하는 지금 세상에서, 그런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이러한 인공지능은 ‘감정을 지니는’ 쪽으로도 보다 발달되고 있다. 실제로 사람을 인식하고 감정을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로봇은 이미 있으며(애완동물 계열처럼, 예를 들면 이런 영상들이 있다), 앞으로는 훨씬 더 사람과 비슷한 로봇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로봇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은 앞으로 훨씬 더 많이 그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인공지능은 같은 ‘만들어진 존재’인 캐릭터한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떤 ‘인격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낸단 점에서, 캐릭터와 인공지능은 서로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캐릭터의 비슷한 점

앞서 말한 대로, 지금 인공지능은 어떻게 보면 가장 캐릭터와 비슷한 자리에 올라온 기술이라 생각한다. 처음엔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기술이 돋보였지만, 지금은 그걸 넘어서 ‘감정’, 즉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행동하게 하는 영역에 다다르려 하고 있어서다.

사실 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기술’ 역시 인공지능과 캐릭터를 비슷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보통 사람과 또렷하게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는 당연히 자기만의 ‘축’이 있고, 그 축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자기결정 능력’만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는 없다. 캐릭터는 하나의 생명체이기에, 자기결정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감정도 갖고 있다. 뭔가 좋아하고 싫어하며, 자기 입맛에 맞춰 행동하는 것도 ‘감정’이 있기에 이룰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이제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뿐 아니라, 이렇게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지니는’ 능력조차 갖추게 되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요즘 기술이 나아지는 빠르기를 보면 이 역시 뛰어나게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걸 다시 말하자면, 인공지능이 ‘캐릭터’의 영역에 점차 다가간다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인공지능과 캐릭터는 ‘성격’ 및 ‘감정’이라는 요소 때문에 어느 정도 쉽게 나눌 수 있었다. 아무리 자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한들, 성격도 감정도 없다면 캐릭터보다 프로그램에 가까워서다. 하지만 인공지능 역시 성격 및 감정을 지닌다면, 어떻게 그 인공지능을 캐릭터와 분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기술이 캐릭터 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캐릭터 표현에 영향을 미치는 날은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주류가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눈에 띌 만큼’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으리라 본다. 사실, 이 ‘인공지능의 문법’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건 이미 이뤄져있다. 교류형 게임 몇몇 및 뭔가(伺か)의 고스트들은 이미 인공지능 기법을 캐릭터 표현에 적극 써왔던 것이다.

교류형 게임, 특히 육성계열 게임은 이러한 ‘인공지능 캐릭터’의 뿌리를 만들어왔다고도 할 수 있다. 즉, 캐릭터를 키운다는 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격을 키우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것이 인공지능을 키우는 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상상 속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방침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라는 모습은, 인공지능이 환경에 따라 다른 성격 및 개성을 지닌 캐릭터로 ‘진화’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굳이 사람과 가까운 캐릭터가 아니라 할지라도, 옛날 인터넷에 수없이 있었던 동물 키우는 사이트 및 다마고치(たまごっち) 같은 육성게임은 이러한 ‘만들어진 생명’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또한 내가 이런 글에서 죽 말해온 것처럼, 지금 존재하는 수많은 뭔가의 고스트들은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캐릭터를 나타낼 수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 이걸 모르는 사람이 무척 많겠지만, 2015년 지금, 고스트만큼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캐릭터’를 뛰어나게 묘사하는 매체는 사실상 없다. 물론 모든 고스트가 그렇진 않지만(그럴 필요조차 없지만), 이 방면에 힘을 쏟은 고스트는 정말 놀랄 만큼 인공지능에 가까운 기술을 써서 ‘캐릭터’를 꼼꼼하게 그리고 있다.

물론 실제 인공지능과 달리, 고스트들은 그저 프로그램에 짜여진 대로 행동할 뿐이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 너머에 있는 기법을 보면, 오히려 인공지능으로는 표현해낼 수 없을 만큼 ‘깊은’ 인격을 자연스럽게 유저한테 보여주고 있다. 만약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면 이런 식으로 나아가겠구나, 라고 생각할 만큼, 지금 고스트들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정말 저 너머에 있는 듯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런 움직임은 고스트 및 몇몇 교류형 게임을 빼면 그다지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인공지능에 가까운 수법’을 써서 캐릭터가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기법이 눈에 띄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 고스트와 만나보면 알겠지만, 이런 인공지능 수법 캐릭터 표현은 정말로 ‘매력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캐릭터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그게 어느 정도 착각이라 할지라도)은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뺏어갈 만큼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하물며 인공지능 기술이 점차 발달한다면, 그 힘이 더 강해지리란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비슷하다 한들, 인공지능과 캐릭터는 결국 다른 존재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이 캐릭터의 표현조차 바꿔놓을 수 있으리란 이야기를 했지만, 난 인공지능과 캐릭터가 하나로 뭉칠 가능성은 그다지 높다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인공지능과 캐릭터는 가는 길이 비슷할 뿐, 다다르는 곳이 각기 달라서다.

인공지능은 ‘캐릭터’, 즉 개성을 지닌 인물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인공지능 자체는 실용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고, 그건 앞으로도 그대로리라 생각한다. 단지 그 기술이 어느 정도 캐릭터 묘사에 쓰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인공지능이 크게 발달한다 할지라도, 인공지능만으로 ‘캐릭터’를 묘사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결국 ‘캐릭터’는 인격을 만드는 것 이상의 존재이기에(‘인격’뿐만이 아니라, 그 캐릭터만이 보일 수 있는 ‘개성’ 역시 중요하다), 인격을 만드는 것까진 인공지능 기술을 쓸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뒤에 남은 감정이나 성격은 캐릭터가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인공지능에서 쓰인 기술은 ‘캐릭터를 실제로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에 한몫할 수 있고, 이러한 까닭으로 인공지능의 발달은 캐릭터 표현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 뒤에도 말하겠지만, 상상에서 캐릭터, 특히 캐릭터와의 교류가 점점 돋보이고 있는 요즈음, 캐릭터와의 교류를 깊게 그릴 수 있는 인공지능 계열 기술(혹은 아이디어)은 굉장히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과 캐릭터가 하나가 되진 못하겠지만, 저 두 요소는 서로 깊게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이 서로 주고받는 영향은 더 도드라지게 될 것이다.

글을 마무리지으며

이렇게 길게 말했지만 나 자신은 인공지능에 관해 깊이 아는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짐작하고 있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인공지능과 캐릭터 둘 중 어느 게 더 끌리냐 묻는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캐릭터라 대답할 것이다. 나는 자기주도로 뭔가 하려는 의지가 없는 프로그램보다 ‘인격과 성격이 같이 있는 사람’이 더 재밌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난 인공지능에 관한 영상을 보거나 정보를 볼 때 가슴이 묘하게 두근대곤 한다. 사실 인공지능 관련 정보는 내가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도, 그런 걸 볼 때마다 ‘재밌다’란 생각을 한다. 인공지능과 캐릭터는 가는 길이 다르지만, ‘인격에 가까운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선 결국 같기 때문이다. 나 자신은 ‘인격을 지닌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대기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정보에도 결국 자꾸 눈길이 가고 만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틀림없이 내 생각보다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거고, 그걸 여기서 모두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캐릭터의 관계는 위에서 말한 대로 더더욱 끈끈해지리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내가 캐릭터를 상상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가슴 두근대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