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한테 필요한 건 ‘성격속성’, 즉 ‘축’ 뿐이다

흔히 상상, 즉 작품을 하려는 사람들은 캐릭터를 구상할 때 너무 자세한 설정을 짜려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몸무게나 키, 혈액형이나 생일을 꼬박꼬박 설정해야 캐릭터가 자세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캐릭터를 생각할 때, 꼭 있어야 하는 건 오직 ‘성격속성’ 뿐이다. 즉, 그 캐릭터의 판단기준이 되는 ‘축’만 있으면 캐릭터 설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여기에 관한 이야기를,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해보려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캐릭터설정은 단 하나, ‘성격’ 뿐

사실 앞서 말한 몸무게나 키, 혈액형이나 생일은 ‘사람’ 자체를 묘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뒤에 짜맞춰도 문제가 없을 만큼 없어도 되는 존재인 것이다. 물론 작품에 따라 인물을 묘사할 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대개 안 떠오르면 일일이 생각해놓지 않아도 될 때가 많다. 이걸 설정해서 캐릭터가 좀 더 자세해진다 생각하는 이도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캐릭터’를 묘사할 때 중요한 건 그 항목이 아니다.

캐릭터한테 필요한 건 딱 하나, 그 캐릭터의 성격뿐이다. 물론 옛날 성격이 아니라 ‘지금’ 성격이다. 즉, 캐릭터를 떠올릴 때 처음부터 ‘이 캐릭터는 이렇게 살아왔고~’같은 걸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뒤로 가면 필요해질 때도 있지만, 적어도 ‘처음부터’ 그걸 차근차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 캐릭터가 어떤 성격인지를 설정한 뒤, 나중에 메워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자질구레한 설정이나 옛날 설정을 먼저 해놓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 캐릭터가 어떤 성격인지는 또렷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아서다. 물론 성격을 줄줄 읊어도 되겠지만, 가장 쉬운 건 어떤 ‘성격속성’인지를 생각해두는 것이다. 즉, 그 캐릭터가 판단기준으로 하는 ‘축’이 뭔지를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성격속성이란 말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쉽게 말해서 ‘대충 이런 성격을 지닌 캐릭터’란 이미지만 있으면 된다. 예를 들어 상냥하면서 다정한 성격, 활발하며 두려움을 모르는 성격, 모든 것에 차가운 성격이란 식으로만 설정해도 충분히 ‘캐릭터’가 나타난다. 이제 남은 건 그 캐릭터의 나머지를 결정짓는 무대설정 뿐이다. 물론 이러한 설정을 좀 더 자세히 그려나가면 캐릭터가 더 또렷해진다(이 축만 또렷하게 되어있으면 캐릭터가 살아온 과정을 설정해도 문제없다).

글을 마무리지으며 – 성격만 또렷하면 캐릭터는 스스로 움직인다

이렇게 ‘이 캐릭터는 이러한 상황에 어떤 식으로 판단해서 행동하는가’라는 기준, 즉 ‘축’만 있으면, 캐릭터는 자연스레 움직이게 된다. 물론 캐릭터 설정만으로는 스스로 움직이기 어렵지만(무대설정을 같이 해줘야 한다), 적어도 이 축만 있으면 작품을 하는 덴 아무 지장이 없다. 다른 설정은 필요할 때 하나씩 새로 생각하면 될 뿐이다. 오히려 자질구레한 설정을 먼저 해놓으면 여기에 얽매이게 되는 바람에 자유로운 설정을 하기 어렵다.

참고로 캐릭터의 옛날 모습을 미리 설정하지 않는 게 좋은 까닭은, 괜히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옛날 모습을 먼저 설정하는 것보단 ‘지금’ 모습을 설정한 뒤 나중에 따로 생각하는 게 좀 더 자유로운 캐릭터를 떠올리기 쉽다는 말이다. 이건 직접 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폭넓은 캐릭터를 떠올리기 위해, 일부러 ‘지금’ 모습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