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이들은 돈을 주고 사는 상용게임에만 익숙하겠지만, 무료게임 역시 요즘들어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지금도 이런 사이트를 보면 알 수 있듯 여러 작품들이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이는 교류형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옛날부터 여러 좋은 작품들이 발표되어 왔으며, 지금도 일정 주기로 폭넓은 작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 이런 흐름은 끊기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이런 흐름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무료게임은 ‘무료라서’ 가치가 있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가치가 있기나 하겠느냐’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른 생각이다. 무료게임은 다른 요소 없이, ‘무료다’란 사실만으로 충분히 중요한 존재다. 오늘은 여기에 관해서 잠깐 말해보려 한다.
무료이기 때문에,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먼저, 무료게임의 장점으로는 ‘다양한 종류·형식의 작품’을 댈 수 있다. 무료라는 특성상, 무료게임은 유료게임과 달리 ‘본전’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즉, ‘돈값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플레이시간을 길게 늘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게임 규모가 무척 자유롭기에 상용만큼이나 긴 20시간 가량의 플레이시간을 자랑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겨우 3분만에 끝나는 작품도 있다. 이런 길이의 작품은 상용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연출이나 표현법 역시 ‘만인을 위할’ 필요가 없기에,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그리고 ‘개성이 너무 있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마파두부를 만드는 것만으로 되어있는 게임이나, BGM이 작품 설정과 별 관련없는 클래식 위주인 작품처럼 말이다. 인터페이스 디자인만으로도 ‘ 상용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대범한 모양새가 나타나는 작품 역시 존재한다. 이 밖에도 소재나 그림(만든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 쓰이는 작품도 많다. 이런 경우 다른 상용작품과 달리 ‘개성이 강한’ 그림이 퍽 많지만,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아예 그림이 없이 사진과 음악만으로 구성된 작품처럼 ‘상용에서 했다간 불만이 들어올지도 모르는’ 성향이 짙은 작품도 많다.
앞서 말했듯, 이렇게 ‘개성이 너무 강한’ 요소는 상용에선 배척당한다. ‘플레이어를 생각하지 않는다’란 까닭 때문이다. 하지만 무료게임에선 플레이어가 스스로 ‘하고싶은 작품’을 고를 수 있다. 그 작품의 연출이 얼마나 개성넘치는가는 아무런 상관없다. 오직 ‘어쨌든 하고싶은 작품’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즉, ‘플레이어를 생각한 연출을 해야만 한다’는 지금까지의 상식과 달리, 무료게임에선 ‘자기 맘대로 해도 된다’란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어차피 하고싶은 사람은 그러거나 말거나 할 테고, 그렇게 ‘자기 마음에 맞은’ 작품이라면 어떤 연출이든 어느 정도 좋게 봐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무료게임은 상용과 다르게, ‘자기 개성이 강해도’ 누군가가 좋아해주는 매체다. 그렇기 때문에 남 무서워하지 않고 자기를 드러내는 작품이 많은 것이다. 이건 ‘본전’을 바라기 쉬운 상용에서는 무척 하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다.
시행착오조차 ‘개성’이 된다
그리고 이 역시 중요한 요소인데, 이러한 무료게임의 세계는 무척 폭넓고, 이런 폭넓은 요소들이 ‘판에 박힌’ 게임을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이가 있다면, 이러한 무료게임은 한 번 꼭 제대로 해볼 가치가 있다. 상용에선 이미 고정화된 인터페이스나 구성이라 한들, 무료게임에서는 무시하거나 자기 멋대로 바꾼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좀 더 ‘상용에 없는’ 자유로운 게임을 하고 싶다면, 무료게임을 보는 게 아이디어 떠올리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지금 상용게임은 어느 정도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무료게임은 그러한 ‘대중들이 좋아할 요소’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기에, 상용보다 훨씬 더 신선한 아이디어를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게다가 무료게임에서 볼 수 있는 시행착오는, 자기가 게임을 만들 때 교훈으로 삼기에도 좋다. 상용게임에선 다들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하지 않는 실수가, 무료게임에서는 눈에 띄기 쉬워서다.
예를 들어 타이틀 화면에서 각 메뉴에 마우스를 대면 뭔가 바뀌는 게 알아보기 쉬운데(실제로 상용에서도 이렇게 한다), 무료게임 중에선 이렇게 하지 않은 작품도 있다. 지난 글 확인 화면이 기본 그대로인 작품은 수없이 많고, 스킵처럼 상용에선 당연히 있는 기능이 빠진 작품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게 없기에 깨달을 수 있는 것도 많고, 거꾸로 ‘그런 시행착오가 보이기 때문에’ 무료게임이 매력있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게임을 만드려는 이 입장에선 ‘이런 데가 놓치기 쉬운 실수구나’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에, 자기가 게임을 만들 때도 도움이 된다.
글을 마무리지으며 – ‘무료’이기에 가능한 즐거움이 있다
이렇게 무료게임의 존재가치에 관해 죽 얘기했지만, 이중에서 공통되는 건 ‘돈을 안 받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대가’를 받지 않기에 자기 멋대로 할 수 있으며, 조금 모자란 데, ‘개성이 강한’ 데가 있더라도 마음 편하게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상용게임에서도 이럴 수는 있겠지만, 무료게임은 ‘상용에서 허락되는 것 이상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할 수 있다는 무척 큰 강점이 있다. 아주 짧은 플레이시간이라 한들, 시행착오가 많은 인터페이스라 한들, ‘돈을 주고 파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이한테 큰소리들을 걱정없이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상용독립의 세계는 전보다 그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돈을 주고 파는’ 독립게임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료게임이 사라지는 건 아니며, 앞으로도 무료게임은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을 내보이고 싶은’ 이들의 힘으로 죽 이어질 것이다. 그건 자기 작품이 돈을 주고 사면 안 될 만큼 형편없어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기 멋대로 편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무료게임을 즐겨하는 것 역시 돈이 없어서가 아니고, ‘시행착오하면서 만들어진 개인작품에 돈을 내는 건 아깝다’란 생각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무료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은, ‘무료’이기에 편하게 할 수 있는 그 자유로운 환경, 그리고 ‘무료라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시행착오를 즐기고 싶어 작품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료로 작품을 내거나 즐기는 건 결코 ‘누군가의 작품을 공짜로 즐기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무료게임은 이미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