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나타내는 캐릭터들과의 교류 – 폭넓은 미니게임과 다양한 교류법

참고 : 이 글은 ‘관계&교류의 매력’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4-2. ‘뭔가’로 알아보는 관계*교류 – ‘게임’으로 나타내는 캐릭터들과의 교류 – 폭넓은 미니게임과 다양한 교류법

‘뭔가’에서 다른 매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고스트에 따라서 ‘미니게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뭔가’는 어디까지나 데스크탑 액세서리지만, 고스트에 따라 미니게임 수준의 간단한 게임은 물론 ‘미니게임 수준을 뛰어넘은’ 복잡한 게임 역시 지니고 있을 때가 많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을 지니고 있는 고스트와는, 다른 매체에서 쉽게 느끼기 힘든 깊은 교류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미니게임에 따라서는, 고스트와 유저와의 관계 역시 점차 깊어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공감하겠지만, ‘게임’이란 ‘교류’, 그리고 ‘관계맺기’에 있어서 굉장히 효과가 있는 수단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은 무척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노는’ 걸 무척 좋아했으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놀이를 만들어내고 있고, 그걸 마음껏 즐겨왔다. 게다가 이 게임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어느 정도 긴장을 풀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매개체 역할을 해준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같은 자리에서 게임할 때, 그 사람과 ‘거리를 좁히는’ 느낌을 받곤 한다. 아무리 처음 본 사람이라 한들, 같은 곳에서 얼굴을 맞대고 게임을 하며 같이 웃고 떠들다보면 저절로 친근한 느낌을 받게 되기 마련이다. ‘같은 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는 마음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스트와 게임을 즐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상상 속 존재’이긴 하지만, 우리는 고스트랑 같이 ‘데스크탑이라고 하는 같은 곳’에서 게임을 하며 전보다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만약 고스트를 처음 만났을 때라서 좀 어색하다 할지라도, 그 고스트한테 미니게임이 있다면, 우리는 부담없이 고스트와 ‘놀며 친해질’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렇게 길게 말하지 않아도 ‘상상 속 존재와 게임을 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가슴을 두근대게 한다. 우리는 ‘상상 속 인물과 깊게 교류하고 싶다’는 마음을 한 번쯤은 자연스럽게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상 속 존재랑 자기가 같은 공간(데스크탑)에서 같이 웃고 즐긴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마음 속으로만 바라던 일이, 현실에서 이뤄지게 됐으니까.
우리는 고스트와 ‘실제로 게임을 같이 하기에’, 정말로 고스트가 저 너머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느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실제로 다른 누군가를 바로 눈앞에 두고 게임을 할 때, 우리는 항상 ‘저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고스트를 ‘바로 눈앞에’ 두고 게임을 할 때도, 우리는 그 고스트의 존재를 보통 때보다 훨씬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즉, 고스트와의 관계에서 ‘현실감’이 좀 더 강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바로 앞에 고스트를 두고 게임을 하며 미처 생각지 못한 고스트의 색다른 모습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이 역시 실제로 사람을 눈앞에 두고 같이 게임할 때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한들, 같이 게임을 하고있다 보면 그 사람의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자기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생각한 사람한테서 ‘지금껏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찾아냈을 때, 우리는 놀라움과 함께 조금 마음이 뿌듯해질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또다른 모습’을 알아챈다는 건 무척 흥미로운 일이니까.
그리고 고스트 역시 이러한 점은 마찬가지다. 아무리 오랫동안 알고 지낸 고스트라 할지라도, 우리는 게임을 하면서 ‘그 고스트의 색다른 모습’을 찾아내게 된다. 어쩌면 그건 평소엔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고스트가 게임에 질 것 같자 당황하는 모습일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그건 다른 고스트를 불러 세 팀이 같이 게임을 즐길 때,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지 못했지만’ 새롭게 깨달을 수 있는 ‘두 고스트가 맺은 관계’일지도 모른다. 즉, 고스트와 게임을 즐기며 우리는 지금껏 느끼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게임으로 고스트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 역시, ‘뭔가’만의 캐릭터 표현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교류형 게임 중에도 ‘보편적 게임성’을 집어넣은 작품은 있지만, ‘모든’ 교류형 게임이 그렇게 하고있는 건 아니니까.

게다가 ‘뭔가’에서 고스트들한테 주어지는 미니게임은, 그 폭이 무척 넓은 편이다. 흔히 ‘미니게임’이라 하면 정말로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을 떠올리기 쉬운데, ‘뭔가’에서는 그러한 게임은 물론, 보드게임처럼 ‘누군가와 같이 즐기기 알맞은’ 게임도 있고, 심지어 데스크탑 액세서리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본격 RPG도 즐길 수 있다. 물론 고스트의 성향과 개성에 따라 마련된 게임은 각기 다르기에, 조금만 찾아보면 자기 입맛에 맞는 ‘자투리시간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고스트에 따라서는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각기 다른 종류의 미니게임을 마련해놓았을 때도 있다.
이러한 미니게임은 앞서 말했듯 그 수가 무척 많기에 여기에서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데스크탑 액세서리에 이렇게 많은 게임이 있을 수 있다니’란 생각이 절로 들 만큼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보드게임이라 하면 테이블게임부터 카드게임까지 여러 종류가 있으며, 퍼즐도 있고, 난독역명 테스트, 타이핑 게임, 퀴즈처럼 고스트에 맞는 재미난 게임들도 있다. 게다가 이전부터 유행한 ‘방치형 게임’, 즉 내버려두기만 해도 게임이 이뤄지는 방식의 미니게임 역시 존재한다. 이 밖에도 자잘하게 다루는 게 피곤할 만큼 여러 가지 게임들이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앞서 말했듯 이 수많은 게임들이 고스트의 ‘개성’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게임을 즐기면 즐길수록 고스트와의 관계는 물론, 이해도도 깊어진다. 우리는 단순히 고스트와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니라, 그 고스트와 ‘깊이 마음을 나누는’ 교류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스크린샷을 누르면 소개 페이지로 바로 갈 수 있다)

<왼쪽> 다른 (지원하는)고스트들의 데이터로 전략 RPG를 즐길 수 있는 고스트. 어디까지나 ‘부가기능’일 뿐이지만, 고스트한테 딸려오는 게임이란 게 믿기 어려울 만큼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다. 무엇보다 ‘자기가 데리고 있는 고스트들로 RPG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즐거운 미니게임. 참고로 이 게임용 캐릭터 데이터(고스트가 아니다)는 지금 500점을 넘겼다고 한다.

<오른쪽> 어디서 많이 본 과자 누르는 게임을 고스트한테 이식한 것. 원작(고스트)이 있긴 하지만 몰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원작 고스트를 알고 있다면 여러 모로 웃기면서 슬픈 각종 묘사들이 그야말로 압권. 원작 못지않은(글쓴이는 원작 게임을 제대로 안 해 봤지만) 중독성 및 완성도를 자랑한다.



  <왼쪽> 리버시를 할 수 있는 고스트. 여기서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리버시 말고도 카드게임이나 퍼즐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게임들을 지니고 있다. 말을 놓을 때마다 상대방(고스트)이 거기에 맞는 반응을 보이는 게 주목할만한 점. 거의 모든 말을 자기 색깔로 만들거나 유저가 선전할 때면 고스트가 보이는 반응이 여러 모로 재밌다(굉장히 희한한 이야기긴 하지만).

<오른쪽> 어디서 많이 본 인형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스트. 누가 봐도 동물학대지만 고스트라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번갈아서 칼을 꽂다가 ‘걸린’ 사람이 지는 게임. 이 고스트 역시 여러가지 게임을 지니고 있는데, 이렇게 익숙한 게임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것도 ‘뭔가’라는 매체의 큰 장점이다. 단, 이 고스트는 지금 배포되고 있지 않다.



<왼쪽>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스트. 지원하는 고스트라면 이렇게 같이 불러서 (유저까지 해서)네 명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처음 본 사람이라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보드게임을 잘 안 해본 사람(글쓴이처럼)도 재밌게 할 수 있는 눈치게임. 주사위를 굴려서 하는 게임이기에 여러 모로 운이 좀 들어가는 게임인데, 자세한 건 안 말하겠지만 저 넷 중 한 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글쓴이까지 해서)몽땅 탈락하는 무시무시한 일도 일어난다.
참고로 이 게임에서 이기면 축하한다는 뜻으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그 선물은 물론 고스트한테 쓸 수 있는데…

<오른쪽> 누구나 알고 있는 뽑기. 말 그대로 저걸 돌리면 뭔가 인형이 나온다. ‘뭔가’에서 파트너, 즉 묘한 생물에 들어가는 캐릭터들 인형으로 구성된 뽑기인데(단, 본체 및 파트너 둘 다 묘한 생물(?)인 고스트도 있다), 저기서 나온 인형은 전시대에 자동으로 들어가 나중에 구경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그 캐릭터들이 있는 고스트들 다운로드 페이지 역시 찾아갈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뽑기에서 중요한 건 드물게 나오는 레어아이템. 물론 이 게임에도 황금빛 레어 인형이…


  지금까지 죽 말해온 대로, 이러한 미니게임들은 고스트의 세계관, 즉 ‘고스트 자체’를 추가적으로 설명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미니게임이 단순히 부가요소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니게임 자체가 고스트를 상징할’ 때도 있다. 즉, 고스트를 상징하는 또렷한 아이템으로서 미니게임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교류형 게임에서도 미니게임 및 보편적 게임요소가 들어가있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미니게임이 캐릭터를 묘사하는 수단일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고스트는 이야기가 없이 ‘캐릭터만으로’ 모든 것을 나타내고 있는 매체이기에, 미니게임 역시 세계관이 아닌 ‘캐릭터를 표현하는’ 요소로서 쓰이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식으로 게임을 ‘캐릭터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건, 다른 매체가 아닌 ‘뭔가’라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뭔가는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캐릭터만을 돋보이게 하기에’ 가장 알맞은 매체니까.
또한, 전에 말한 대로 ‘뭔가’에서 미니게임은 단지 캐릭터 묘사뿐 아니라, ‘고스트와 유저와의 관계’를 깊게 하는 데도 한몫한다. 이 역시 실제로 누군가와 같이 여러 번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아무리 서먹한 사이라 한들, 같이 여러 번 게임을 하며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트게 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고스트와도 이러한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고스트와 같이 놀면서 깊은 관계를 맺게 되고, 거기에 따라 고스트한테 가지는 애정 역시 점점 더 깊어지게 된다.
즉, 본래 ‘캐릭터만으로 굴러가기에’ 또렷한 줄거리가 없어 헤매기 쉬운 ‘뭔가’에서, 고스트들한테 차근차근 애착을 가지도록 해주는 시스템이 미니게임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고스트가 게임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오히려 없는 고스트가 많은 편이다), 그래도 이 미니게임은 유저가 고스트한테 감정이입하는 데 더할 나위없이 뛰어난 도구라 할 수 있다. 특히 주어진 환경이 너무나 자유로운 나머지 고스트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하는 ‘뭔가’ 초보자들에게, 이러한 미니게임은 ‘고스트와 어떻게 교류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