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우물. 우물우물.
아이들은 평소와 달리 아무 말도 없이 입에 담긴 그걸 맛있게 먹었다.
지금 아이들 앞엔 넓게 깔린 신문지 및, 그 위에 어지럽게 놓인 온갖 땅콩과 호두, 그리고 그 껍질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 미아네 집이 이렇게 되어있는 까닭은 하나뿐이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 따라서 견과류인 땅콩과 호두를 먹으려하는 것이다. 아이들 중엔 견과류를 못먹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이렇게 땅콩이며 호두를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은 잔칫상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날 가장 고생하는 건 어쩔 수 없이 미아였다. 땅콩이면 모를까, 호두를 까는 건 아직 아이들한테 어려울 때가 많았던 것이다. 물론 미아라고 호두를 까는 게 쉬울 리는 없었지만, 원래 성격이 그래서인지 어떤지, 아이들이 호두를 건네줄 때마다 어떻게든 그걸 까주곤 했다. 물론 아이들이라고 그걸 넙죽 받아먹기만 하는 건 아니라서, 미아는 가끔 아이들이 까준 땅콩이나 온갖 견과류를 반쯤 억지로 입에 담은 채 우물우물대고 있었다.
“근데 이거 무지 귀찮다. 땅콩 하나 먹으려고 일일이 이렇게 까는 거.”
자기가 다 까는 것도 아니면서 봄이는 그렇게 불만을 늘어놓았다. 사실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봄이는 땅콩을 깔 때마다 곧바로 자기 입에 가져가고 있었다. 이러다간 땅콩을 다 깐 뒤엔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봄이가 투덜대고 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옆에서 땅콩을 열심히 까고 있던 시간이 불쑥 그런 말을 꺼냈다.
“근데 이런 땅콩이랑 호두같은 거, 슈퍼같은 데 가면 까놓은 걸로도 팔지 않을까?”
아무도 그 말에 뭐라 대답하지 않았다.
다들 입을 딱 벌린 채 이제야 그걸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