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01

‘환상세계’, 즉 깊은 숲속에 자리잡은 특수한 세계에서 태어나 자란 주인공은, 그러한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기 위해 가족 및 ‘동류’인 어른들의 생각을 무시한 채 ‘바깥’으로 나온다. ‘바깥’에서 마음놓고 모범생 생활을 누리던 주인공은, 어느 날, 아주 낯선, 하지만 ‘동류란 걸 느낄 수 있는’ 전학생과 마주친다. 자기를 보며 보란 듯이 웃고 있는 그 전학생과.
“이야. 아주 충격과 공포의 사실 아니겠어? 자기가 나고자란 세상을 깡그리 무시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 있다니 말이야. 같은 동류로서 그런 걸 무시하고 있을 순 없지. 그래서 여기까지 직접 왔다. 자, 기분이 어떠냐?”
그 ‘동류’라 자신을 일컫는 전학생은 학교는 물론, 자기 집까지 찾아와서 아무렇지 않게 눌러앉으며 남의 삶에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았던 ‘동류’와의 만남. ‘밖’에서 처음 만난 ‘보통’ 친구 사이에서, 주인공은 고민에 빠지고 만다.
자기가 나고자란 핏줄을 부정하며, ‘현실의 모범생’으로 있으려하는 주인공. 그 현실을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것’이라 부정하며, 주인공과 자신이 나고자란 ‘환상세계’, 즉 ‘자연 그 자체인 숲’을 찬양하는 ‘자칭 동류’인 전학생.
서로 정반대인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 두 사람은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