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게 수염이야?”
“그렇지. 딱히 특이하다고 할 것까진…”
“만져봐도 돼?”
너무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며, 비상은 ‘그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비상의 얼굴로 손을 뻗은 뒤, 아래턱이나 볼 근처를 슥슥 만지며 ‘신기하다’란 말을 몇 번이고 중얼댔다.
그래서 지금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현한테 몸을 맡기며 비상은 뭐라 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지금 와서 너무 늦은 이야기이긴 했지만.
“근데 신기하다. 왜 누구는 수염이 나고 누구는 안 나는 거지?”
“글쎄.”
여전히 같은 자세로 현이 그렇게 묻자, 비상은 그렇게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그 질문이 지금은 묵직하게 느껴졌다.
사람과 사람은 왜 이렇게 서로 다를까. 어쩐지 비상은 방금 그런 말을 들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현은 이제 무척 진지한 표정으로 비상의 턱을 만질만질대고 있었다. 왜 이런 걸 하면서 이렇게 진지한 모습인지는 비상도 알 수 없었지만, 어쩐지 그걸 그만두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말릴 생각도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