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택시 (임시제목)

좀 노는 20대였지만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주인공은, 저 세계가 아닌 이승에서 어떤 여자애를 만난다. 그 여자애는 이 곳 대한민국에서 무척 튀는 천연 금발 양갈래머리와 파란 눈을 지니고 있었다. 주인공의 ‘일부러’ 물들인 금발과는 댈 수도 없을 만큼 생생한 머리카락을 지닌 여자애는, 자기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을 터인 주인공을 쳐다보며 이렇게 쏘아붙인다.
“득도, 그러니까 깨달음을 얻기 전까진 천국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 그 전에 내가 참교육이란 걸 해주지. 이 세상의 진리를 말이야.”
몸집이 작은데도 기는 무척 센 이 당찬 여자애의 말에 따라 주인공은 넋만 이승에 남게 된다. 그런 주인공이 하게 된 일은, 이 역시 태어나서(죽었지만) 처음 보는 얌전한 여성과 같이 한밤중에 택시를 하는 거였다.
이승에서의 깨달음. 대체 그것은 무엇인가.
그걸 짐작도 하지 못한 채, 오늘 밤도 주인공은 자기 신세에 의문을 느끼며 도로를 달린다. 오늘은 제발 생전부터 하던 소셜게임에서 SSR이 나오기를 빌며.
현세의 사나운 운명을 타고 흘러가는 깊은 밤의 단편연작.

 


 

헤로인 1

“지금 나한테 시비거냐. 이 자식아?”

금발 양갈래. 10대 전반으로 보이는 건 맞지만 키가 그렇게 작진 않음(155cm쯤). 주인공한테 참교육이니 뭐니라면서 야간택시로 끌고 온 장본인. 대개 기가 센 모습을 보이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이만큼도 보이려하지 않는다. 주인공한테는 참으로 애증이 겹치는 존재지만, 가끔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느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헤로인 2

주인공이 그다지 만나지 못한 얌전한 타입. 무척 내성적인 건 아니지만, 주인공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는 듯하다. 즉, 무척 어색한 사이. 물론 일부러 이런 사이가 된 건 결코 아니지만…

 

헤로인 3

헤로인 2와 달리, 이 인물은 오히려 주인공이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타입. 대책없이 밝고 푼수에 가까운 성격. 주인공을 ‘오빠’라 부르며 따름. 주인공보다 2살쯤 연하.
이왕 이렇게 된 거 새로운 경험을 하고싶다는(설득력이 이만큼도 없는) 말과 함께, 지금은 자기 모습을 헤로인 2한테 주고 다른 이의 모습으로 지낼 때가 많다. 참고로 그 다른 이의 모습(이라기보다 육체)은 젊은 남성.

 

주인공 (김유성)

자기 딴에는 조금 놀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20대 전~중반.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여기서 ‘놀았다’는 말은 보통 길을 가다 마주치는 대학생들과 같은 수준이다.

어쩌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뒤, 헤로인 1과 만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천국으로 가기 위해) 이승에서 야간택시라는 희한한 짓을 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단 상식파지만, 헤로인 1이 자기를 막 휘두르고 다니는 건 견디기 어려운 듯. 하지만 결국 헤로인 1의 말을 따르게 되고마는 성격.

살아있을 때부터 하던 모 소셜게임이 취미이며, 매번 SSR(별 5)가 나오기를 빌고 또 비는 듯. 헤로인 1을 만났을 때 ‘뭐 바라는 거 있음 하나 이뤄줄게’란 말을 듣고 아무 생각없이 ‘일본어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같은 걸 바란 뒤로 ‘어쩐지’ 일본어를 알 수 있게 되었지만, 그리 좋은 힘은 아닌지 어정쩡할 때가 많다.

 


 

“그래서 지금 그러는 거야?”
“옛말에 그리면 나온다고 그러잖냐. 아무리 그림그리는 게 개발이더라도 일단 하고 봐야지.”
“…넌 바보냐?”